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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디지털 중심 조직개편…미래 경쟁력 확보 '박차'


입력 2020.06.15 10:48 수정 2020.06.15 10:4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관리 중심에서 디지털, 프로젝트 중심으로 변모

한화생명이 미래 경쟁력을 위해 디지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한화생명

한화생명이 미래 경쟁력을 위해 디지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팀으로 구성돼 있던 조직을 15개 사업본부 65개팀으로 개편했다고 15일 밝혔다.


눈에 띄는 대목은 15개 사업본부 중 9개 사업본부가 디지털 및 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로 꾸려졌다는 점이다. 65개팀 중 39개팀이 속해 있어 본사 내 사업본부의 과반이 넘는 60%가 디지털 및 신사업 영역으로 개편된 것이다. 전체 임원 56명 중 디지털 및 신사업 담당 임원은 22명이다. 평균 연령은 45세로 전체 임원 평균 53세에 비해 젊은 임원을 배치해 디지털 금융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언택트 시대로의 환경변화, 제로 금리의 현실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같은 대외환경 변화는 물론, 보험시장 포화와 대형 GA의 시장 지배력 확대, 카카오·토스 같은 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까지 보험업을 둘러싼 경쟁 심화에 따라 빠르고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을 통한 시장대응 강화로 풀이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전사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기존의 관리 중심 조직에서 성과 중심 및 프로젝트 중심의 조직체계로 개편한 것이 크게 변화한 부분이다. 개편된 조직체계에서는 직급에 상관없이 주어진 과제에 가장 적합하고 전문성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 리더가 될 수 있다. 가령, 과제의 최적임자가 직급과 상관없이 프로젝트 리더가 된다는 의미다. 또 프로젝트 리더에게는 성과 창출에 필요하다면 임원도 프로젝트 조직의 팀원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전환에서 뒤쳐지면 미래를 선점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기술전략실, 빅데이터실, OI추진실, MI실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미래 지향적 조직으로 개편해 급변하는 사회적 트렌드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술전략실은 미래 인슈어테크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해 디지털 기술과 융합된 보험사로서의 체질 변화에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AI, 미래 신사업 전략 담당, O2O서비스 담당 등 핵심 리더 인력들과 함께 전문가급 IT 핵심 기술 인력을 지난해부터 영입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 안에 오픈을 목표로 인슈어테크와 테크핀 기술 내재화 기반의 다수의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빅데이터실은 빅데이터에 기반 한 고객분석과 이를 토대로 디지털 기반의 고객관리를 추진한다. 이미 한화생명은 생보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별 위험예측 모델을 언더라이팅에 활용하고 있으며, 조기 보험금지급 확률이 높은 건들을 예측해 과다보험금 청구를 사전에 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OI추진실은 신규 아이템 발굴, 개발 중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사업화 검증을 통해 신사업 추진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2014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출범한 드림플러스를 기반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의 실제 사업화에 조력자로서 역할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MI실은 국내·외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사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전략적 협업 파트너 발굴과 이를 통한 투자기회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외에 전통적 대면채널인 영업분야에서도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을 구축했다. 앞으로는 설계사가 보험사 점포에 출퇴근 하지 않고도, 스마트 기기만으로도 보험 영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디지털 혁신을 위한 조직개편은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를 맡고 있는 김동원 상무가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이번 조직개편 이전에 KPI에서 OKR로 성과관리체계를 바꾸면서 사전 준비를 다져온 바 있다.


올해 초 한화생명을 비롯한 금융계열사는 새로운 성과관리체계인 OKR을 도입했다. 기존에 연간 단위, 조직 중심의 성과관리체계였던 KPI 대신, 월·분기 단위로 평가 기간이 짧고 프로젝트 중심인 것이 특징이다. OKR은 구글, 페이스북 등 디지털 기업이 도입한 모델로 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디지털 혁신 시대에 가장 적합한 지표로 평가 받고 있다.


한편, 김 상무는 지난해 8월부터 한화생명의 CDSO를 맡아 디지털정책과 업무를 주도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 머니 2020 아시아 회의 등 국제행사에 꾸준히 참가해 세계 유수의 핀테크 업체 대표들과 만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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