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2회 접종자 중화항체 형성… 이달 3상 앞둬
국내선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한미사이언스 등 개발 박차
제넥신 9월까지 임상1상 완료 계획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에서 실험 대상자 전원에게서 항체를 형성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먼저 개발하는 것과 관계없이 우리의 독자적인 백신 개발은 끝장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mRNA-1273'의 임상 1상 결과가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공개됐다. 18~55세 건강한 성인 45명을 대상으로 백신을 투여한 결과 전원에게서 항체가 생겼으며, 이중 백신을 28일 간격으로 두 번 투여받은 참가자 42명에게는 중화항체가 형성됐다.
약물을 2차 투여받거나 고용량을 투여받은 참가자들의 절반 이상은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으나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은 없었다.
모더나는 참가자 600명과 3만명을 대상으로 각각 임상 2상과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8일 임상 2상 환자모집을 완료했고, 오는 27일부터 임상 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이르면 연내 허가를 받고, 올해 말까지 최대 1억회분, 내년 말까지 독일과 미국에서 12억회분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개된 데이터를 보면 중화항체는 백신 투여 후 43일째 최고치를 보이고 57일째부터는 떨어지는 걸로 나타났다. 애초 임상시험 대상은 105명이었는데 56∼70세 30명, 71세 이상 30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는 점도 의문이다.
업계에서는 모더나의 이번 결과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백신 효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추가로 진행될 2, 3상 임상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2개 후보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노비오의 DNA백신(INO-4800)과 국내 바이오 기업 제넥신이 자체 개발한 DNA백신(GX-19) 백신이 임상 중이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감염관리실장) 연구팀은 16일부터 이노비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INO-4800의 피험자 접종을 진행했다.
연구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에서 연구비를 지원하고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의뢰한 사항으로 국내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위해 모집된 건강한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1상 연구를 진행한다. 백신 접종 후 총 1년에 걸쳐서 항체 형성 등 면역원성 획득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진입한 유일한 기업은 제넥신이다. 제넥신은 오는 9월까지 임상 1상을 마무리 한 다음 임상 2a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2021년 임상2b·3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모든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2년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한미사이언스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사업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동물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르면 9월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보다 임상 진행 속도는 느리지만 국내 기업들의 백신 임상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백신 개발이 워낙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연내는 힘들겠지만, 내년에는 우리 기업들 중에서도 성공하는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