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 재확산...전국 확대로 수요 감소 현실화 우려
최장 장마로 휴가철 효과 반감 속 2차 타격...LCC 두려움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항공업계가 다시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국제선이 사실상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 왔던 국내선마저 다시 수요 감소에 이은 운항 축소의 악순환의 굴레에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국내선 수요마저 사라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의 우려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최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세는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수도권 교회 등을 중심으로 연일 확산세를 보이며 이 날 신규 확진자 수는 300명에 육박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7명으로 이 중 지역 발생이 283명(해외 유입 14명)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14일부터 이후 엿새째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이 기간 중 총 확진자는 이미 1000명을 넘어 1288명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인 대유행(펜데믹·pandemic)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정부가 지난 16일 2주간 서울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확산세가 전국으로 번지게 되면 국내 여행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항공업계는 국내 여행이 줄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항공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각 항공사들은 국제선 수요 급감 속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진정세를 보여온 국내에서 김포~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 운항 횟수를 늘리며 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써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운임이 낮은 국내선 만으로는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수요마저 감소하면 그야말로 그로기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특히 올 여름 사상 최장기간 장마로 여름 휴가철 특수 효과도 상대적으로 반감된 터라 코로나19 재확산이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각 항공사들이 국내선 운항횟수 확대에도 출혈경쟁이 발생해 실제 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아예 수요가 더 줄면서 출혈경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낮은 수익성에도 그나마 발생했던 매출마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업계를 휘감고 있다.
이는 화물 수요로 전환이 가능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와 달리 여객 수요에 철저히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게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7·8월 휴가철에도 김포~제주 등 특정 인기 노선을 제외하고 다른 노선은 수요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