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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넣으면 5주…카카오게임즈 ' 역대급 광풍' BTS 이어받나


입력 2020.09.02 17:00 수정 2020.09.02 17:0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최종 경쟁률 1525대 1…상장 첫날 상한가땐 수익률 160%

빅히트엔터 10월 상장 목표…증권가 "공모주 제도개편 필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및 상담을 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청약 최종경쟁률이 1524대 1로 집계되면서 1억원을 투자하면 손에 쥐는 주식은 5주에 그치게 됐다. 이에 공모주 제도 개편을 통해 소액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기대주로 꼽히던 카카오게임즈가 공모주 청약에서 15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틀 간 58조원 규모로 모인 청약 증거금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광풍에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어도 배정받는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5주에 그치게 됐다. 이에 공모주 청약 제도 개편을 통해 소액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 결과 평균 최종경쟁률은 1524.8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주식수는 총 48억7952만주였다. 증거금은 58조55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SK바이오팜이 기록한 이전 최대치인 30조9889억원보다 27조5664억원(88.9%)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에 광풍이 불어닥친 이유는 향후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카카오게임즈가 이미 상장된 SK바이오팜처럼 상장 첫 날 '따상(상장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한 후 상한가 유지)'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공모주는 청약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주식을 많이 배정 받는 구조다. 경쟁률이 2000대 1이라면 2000주를 청약해도 1주밖에 받을 수 없다. 최종 경쟁률이 1524대 1을 기록하면서 1주를 배당 받기 위한 청약 최소 증거금도 2000만원을 기록했다. 10주를 받기 위해선 2억원이, 100주에는 20억원이 필요하다. 1억원을 투자해도 손에 쥐는 주식은 약 5주에 불과하다.


청약을 마친 카카오게임즈는 2만4000원의 공모가로 이번 달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시장 기대대로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단숨에 6만2400원까지 치솟는다. 지난 7월 2일 상장해 따상에 성공한 SK바이오팜은 하루 만에 4만9000원에서 세 배 가량 뛴 12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 주에만 주가가 급등해도 2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어 가능하면 많은 주식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 청약에 몰두한 것으로 보인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초기 오버슈팅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후 공모가를 상회하는 주가흐름을 보여 2조~3조원 사이의 시가총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걸친 신작 출시, 해외시장 진출 등을 고려하면 내년 1000억~1500억원 사이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등 향후 주가 상승 모멘텀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이 마무리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 쏠리고 있다. 빅히트 엔터는 이날 금융위원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빅히트는 이번 상장을 위해 713만주를 공모한다. 공모예정가는 10만5000~13만5000원, 공모예정 금액은 7487억~9626억원이다. 오는 24~25일 동안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코스피 상장은 다음 달 5~6일 청약을 거쳐 완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모주 청약에 배정된 물량이 지나치게 적어 소액투자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의 총 공모 주식수 1600만주 가운데 우리사주조합 152만2088주, 기관투자자 배정 1127만7912주를 빼고 320만주만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됐다. 이 같은 현상은 10월 예정인 빅히트 엔터 청약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주 청약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자 최근 금융당국은 공모주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IPO 과정에서 소액 청약자를 우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반 청약자 물량으로 배정되는 공모주 20% 가운데 절반을 소액 청약자 우대 및 추첨제 등으로 바꿔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주식을 일부 투자자가 독식하는 관행을 막는 방안도 논의 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SK바이오팜 이후 잠재성과 성장성이 있는 공모주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일종의 믿음이 생기면서 카카오게임즈에도 경쟁률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공모주 청약은 경쟁률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낮아지는 구조여서 증거금에 비해 개인투자자 배정 물량은 매우 제한적인 만큼 제도적 장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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