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개봉 예정이었던 '뮬란'이 네 번의 연기 끝에 지난 4일 디즈니 스트리밍 '디즈니+'를 통해 공개됐다. 베일을 벗은 '뮬란'은 작품성으로 호평 받고 있지만 주연 유역비(류이페이)의 홍콩 경찰 지지 발언으로 인한 보이콧 운동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변수가 아직 남아있어 안심할 수 없다.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돼, 역경과 고난에 맞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로, 22년 만에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실사화됐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 따르면 '뮬란'은 공개 후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가 81%를 넘어섰다. 이는 앞서 개봉한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미녀와 야수'(2017) 71%, '알라딘' (2019) 57%, '라이온 킹'(2019) 52%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해외 평단은 “2020년 새롭게 재탄생한 '뮬란'은 시의적절하고 활기 넘치며 살아있다!”(RogerEbert.com, Christy Lemire), “디즈니의 가장 훌륭한 라이브 액션 영화 중 하나”(The Playlist, Rodrigo Perez) 등 현 시대에 맞춰 재해석된 '뮬란'을 극찬했다.
하지만 유역비가 홍콩 경찰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뮬란'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유역비는 지난해 8월,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자 SNS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라는 글과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라고 적힌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이 글로 유역비는 시위대에게 무력진압을 한 홍콩 경찰을 옹호했다며 비난을 받았다. 범죄인 인도 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후 홍콩 국민들은 트위터에서 '보이콧뮬란'(BoycottMulan) 해시태그를 달며 유역비에 반감을 드러냈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홍콩 시민들은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아그네스 차우가 '이 시대의 뮬란'이라고 유역비와 비교하기도 했다.
조슈아 웡은 자신의 트위터에 '뮬란' 공개 당일 '보이콧뮬란' 해시태그를 달며 "디즈니가 중국을 옹호하고 유역비가 홍콩에서 경찰의 폭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에 인권을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이콧을 촉구한다"고 글을 적었다.
이후에도 그는 '보이콧뮬란' 해시태그를 이용해 불매운동 호소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조슈아 웡의 팔로워는 67만 명으로 불매운동 글은 현재도 빠르게 리트윗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월트디즈니 코리아 본사 앞에서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세계시민선언,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청년 녹색당 소속 청년들이 ‘영화 ‘뮬란’ 보이콧 선포식’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도 '뮬란'이 활짝 웃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3월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로 미뤄졌고 결국 북미 극장 개봉을 포기했다. 다만 디즈니+가 서비스되지 않는 나라에서는 개봉을 결정,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극장에서 '뮬란'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격상돼 극장가가 움츠러 든 상황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일 영화를 본 관람객은 14만 여명이었다. 이같은 환경에서 개봉을 앞둔 '뮬란'이 무사히 나아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