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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카투사였는데 웬 동문서답?"…추미애 변명에 분노한 전역자들


입력 2020.09.11 00:00 수정 2020.09.11 05:19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카투사 전역 A씨, 하태경 의원에 "분노 못 참겠다" 사연 보내

"복무 당시 발목부상 당해 수술 후 부대에 병가 연장 문의했다

분명 한국 규정 따라야했고, 입원 중이어야 연장 신청 가능해

추미애 아들은 집에서 신청? 일반인은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과 비슷한 시기 카투사에 복무했던 A씨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보낸 사연 ⓒ하태경 의원실 제공

"이 청년은 훈련 도중 발목부상을 당해 병가 연장을 신청했지만 서류를 모두 제출하고도 거부당했다고 합니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경우 규정과 절차를 지키지 않았는데도 특혜를 받았고 위법을 저질렀음에도 동문서답을 하는 것에 분노해 사연을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의 아들과 비슷한 시기 카투사에 복무한 청년 A씨의 사연을 소개하며 설명한 말이다. 추 장관 아들의 카투사 군 복무 특혜·청탁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소위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카투사에 복무했던 청년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A씨는 해당 사연에서 "추 장관 측에서 아들 서 모씨와 관련된 청탁·외압에 대한 해명을 수료식 사진·진료기록·소견서 등을 제시하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본질을 흐린다는 것을 하태경 의원님도 아실 것"이라며 "저는 2017~2019년까지 카투사로 복무했으며, 부대 훈련 도중 발목부상을 당해 병가를 얻어 수술을 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A씨는 "민간병원, 군병원 소견서를 다 제출하며 적법하게 1차 병가 10일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고, 수술 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추가 입원이 필요하여 부대 측에 병가연장을 문의했다"며 "언론에서 의문을 갖는 카투사 휴가 규정은 명백히 한국 육군 규정이다. 이에 병가연장을 위해 당연히 '요양심의'를 거쳐야 하며, 통상 1차 병가가 끝난 후 부대에 복귀를 한 후 지휘관의 승인을 얻어 다시 2차를 나가는 경로"라고 언급했다.


"내가 직접 겪었는데…당시 지휘관들, 여당 대표 권력에 불법 처리 한 것
秋 아들, 위법 저질렀음에도 동문서답하며 본질 흐려 분노…꼭 처벌해야"


A씨는 "이 과정에서 제가 지휘관을 통해서 알게 된 내용이 핵심으로, 요양심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입원 등 거동이 불편할 경우 지휘관에게 미리 연락한 후 요양심의를 위한 자료를 제출한 뒤 부대 밖에서 병가연장을 받는 방법이 있지만, 서 모씨는 병원에서는 일찍 퇴원했고 집에서 쉬며 의사의 왕진을 받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부분에서 A씨는 추 장관 아들의 변호인 측이 제시한 핵심 변론인 ▲카투사는 미 육군 규정을 우선적용하기에 요양심의가 필요없다 ▲모든 자료를 제출하였기에 병가연장에 문제가 없다 등을 반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제가 직접 겪었고 명백히 '한국 육군의 규정' 하에 있다. 즉, 요양심의도 거치지 않고 여당 대표의 자리에서 뿜어내는 권력에 당시 지휘관들이 일괄 불법병가연장처리를 한 것"이라며 "병가연장엔 반드시 요양심의가 필요하고 그 통과 조건은 입원중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 장관 아들은 왕진이었고, 일반인들은 이를 시도조차 할 수 없고 요양심의 고려대상조차 아닌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A씨는 "서 모씨는 요양심의 절차를 어긴 위법을 저질렀음에도 동문서답식의 반박을 하며 본질을 흐리는 것에 분노를 참지 못하여 하태경 의원에게 연락을 드린다. 의원님이 제발 본질을 잃지 말고 견고하게 밀고 나가 서 모씨를 처벌해주셨으면 한다"고 성토했다.


카투사 전역 정원석 국민의힘 비대위원, 秋 변호인 측 해명 일축
"부대 배치 청탁 의혹 해명으로 수료식 사진? 전혀 상관관계 없다
관련 없는 사진 올려놓고 국민들 판단 흐리게 하려는 의도 다분해"
여권 인사들 어설픈 감싸기도 전·현직 카투사들 분노케 만들어


정원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카투사를 전역한 정치권의 청년정치인도 직접 목소리를 냈다. 카투사 신병 자대배치를 관리하는 미8군 한국군지원단본부 부관과 소속 카투사로 복무했던 정원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추 장관 아들 변호인 측이 부대 배치 청탁 의혹에 대한 해명으로 내놓은 신병 훈련 수료식 사진에 대해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해명"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추 장관 변호인 측은 "수료식 강당에 전체 훈련병과 그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자대 배치에 대한 청탁을 했다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정원석 비대위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탁은 아마 추 장관 아들이 배치 받기 보름 전 정도의 기간 내에 이뤄졌을 것이며 당연히 수료식은 이와 무관하다"며 "모든 카투사 예비역 장병들은 아시겠지만, 논산에서 훈련을 마친 카투사들은 KTA(카투사교육대)에서 보름간 별도의 교육을 받는다. 자대배치의 경우 한국군지원단본부부관과 충원계에서 사전 테스트를 거친 후 KTA 일정 말미에 최종 선발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비대위원은 "선발이 모두 끝난 후 훈련생들은 부모들과 함께 수료식을 거행한다. 결론적으로 수료식 사진은 이미 선발이 모두 끝난 이후의 상황으로, 한 마디로 관련 없는 사진을 올려놓고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의도가 다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비대위원은 "청탁 시점이 유력한 시기는 추 장관 아들이 KTA에 들어와 자대배치를 받기 전 12일 정도가 골든타임"이라며 "이 시기 관계자 등의 통신기록을 들춰보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 아들을 둘러싼 의혹이 쏟아지는 것에 더해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어설픈 감싸기도 카투사들의 분노를 돋구고 있다. 우상호 의원의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추 장관 아들을 둘러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우 의원의 발언에 전·현직 카투사 장병들이 자신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성명문을 내고 "6·25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군생활중 전사, 전상 또는 순직한 수많은 카투사 장병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헌법기관으로서 진중하게 발언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체 카투사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저열한 발언"이라 질타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뒤늦게 "상처를 드린 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정 비대위원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카투사 출신이다. 부디 바라건대 말도 안 되는 사실관계를 내세워 본질을 흐리는 당 차원의 기만전술을 단속하시고 카투사의 명예도 바로잡아 주시길 바란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고 추 장관은 사퇴하고, 아들은 법적 절차에 따른 심판을 겸허히 받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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