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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의 여증대] 공모주 1주 '하늘의 별따기'인데..따상이면 치킨값?


입력 2020.10.12 07:00 수정 2020.10.12 02:34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공모주 투자 뭉칫돈에도 쥐꼬리만한 배당으로 역차별

증권사마다 공모주 배당방식 달라 투자자 혼선 초래

공모주 투자 광풍이 일고 있지만 정작 개인들은 소외되고 있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뉴시스

"OO는 1억 넣어서 2주 받았어요"

"OO는 1000만원에 1주 받았는데 OO는 2000만원 넣어서 한주도 못받았어요"

"1주 받아서 따상 갔는데 치킨 두마리 값이네요"


최근 개미들 사이에서 공모주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 7월 SK바이오팜에서 시작된 공모주에 대한 열기는 카카오게임즈와 최근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친 빅히트 엔터로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58조5543억원이라는 역대급 증거금으로 흥행신화를 기록했고, 빅히트 역시 카카오게임즈의 증거금보다는 못하지만 통합경쟁률로는 606.97대 1로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증권사 시스템이 과부화되기도 했다. 개미들은 공모주 로또의 부푼 꿈을 안고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대출로 '영끌'해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영끌해가며 겨우 받은 주식은 1주나 많게는 10주 미만에 불과했다. 경쟁률은 뜨거웠지만 결과는 허탈했다. 공모주로 큰 돈을 벌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너졌다. 1주를 겨우 받은 투자자들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다. 막상 따상을 해도 벌어들인 수익은 고작 치킨 1~2마리를 정도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다. 큰 돈을 기대하고 영끌하며 들어갔지만 돌아온 수익은 쥐꼬리만한 수준이다. 게다가 어렵게 1주를 배정받았는데 상장 초반에만 반짝 상승하고 이후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공모주 투자 광풍에도 소외되는 개미들이 많아지자 공모주 배정 방식에서부터 다양한 불만들이 속출했다. 개인투자자들에 배정하는 주식수가 터무니 없이 작다는 불만이 먼저 터져나왔다. 증권사별로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같은 금액이라도 A 증권사에서는 1주라도 받을 수 있지만 B 증권사는 아예 못받는 사례가 나오며 투자자 혼란이 가중됐다.


한 증권사에서는 한 투자자가 대규모 물량을 쓸어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증권사들 마다 기준이나 시스템이 달라 벌어진 모습이다. 증권사는 청약주수별로 증거금을 받은 후 각각의 청약주수를 청약경쟁률로 나눈후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경쟁률도 천차만별이고 증거금 규모가 달라져 여기서 주식 배당여부가 갈리는 구조다.


공모주 배당 시스템이 복잡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이어지자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현재 공모주 청약 제도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쥐꼬리만한 개인투자자 배정 물량에 대한 불만이 고조됐던만큼 이전보다 물량을 더욱 늘리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에 물량을 늘린다고 해도 경쟁률이 치솟으면 자산가들 몫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소액주주들의 박탈감을 더욱 커지게 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가 이어지면서 자본시장의 위상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기관과 외국인 중심의 시장에서 개인의 설자리가 크지 않다는 것은 공모주 투자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해외에서는 중복청약을 금지시키거나 추첨제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액주주들의 청약 유도를 위한 제도를 시행하면서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공모제도 개편안이 그동안 소외됐던 개인들의 투자 심리를 꺾지않으면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길 기대해본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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