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폰, 출고가 차이 많이 나도 지원금 ‘짠물’…출혈경쟁 지양”
사전예약해도 못 받아…물량 부족에 배송 지연 ‘소비자 불만’
이동통신 3사가 애플 신규 스마트폰 ‘아이폰12 미니’와 ‘아이폰12 프로맥스’ 공시지원금을 최대 24만원으로 책정했다.
아이폰12 시리즈 중 출고가가 가장 낮은 미니 모델과 최고사양 프로맥스 간 제품 가격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지는데도 불구하고 공시지원금이 똑같이 책정돼 소비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량 부족으로 사전예약을 해도 제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2 미니 64기가바이트(GB) 모델 출고가는 94만6000원으로 100만원 이하지만, 가장 비싼 아이폰12 프로맥스 512GB 모델은 187만원으로 책정됐다. 두 제품 간 가격 차는 92만4000원으로 거의 두 배에 달한다.
그런데도 이통 3사 모두 이들 제품에 동일한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올해 출시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들은 처음 출시됐을 때 최고 20만원 수준으로 거의 모든 모델에 비슷한 공시지원금이 책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5G 시장 과열을 막고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지양하기 위한 취지”라며 “아이폰12 미니는 오히려 그동안 계속 공시지원금이 낮았던 아이폰치고는 출고가 대비 높은 지원금이 책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 3사 중 공시지원금이 가장 높은 곳은 KT로, 최고 요금제 기준 24만원을 지원한다.
KT는 ▲슈퍼플랜 프리미엄 초이스(월 13만원) 24만원 ▲슈퍼플랜 스페셜 초이스(월 11만원) 20만1000원 ▲슈퍼플랜 스페셜(월 10만원) 18만3000원 ▲슈퍼플랜 베이직 초이스(월 9만원) 15만원 ▲슈퍼플랜 베이직(월 8만원) 14만7000원 ▲5G 심플(월 6만9000원) 12만7000원 ▲5G 슬림(월 5만5000원) 10만원 ▲5G 틴(월 4만7000원) 8만6000원 ▲5G 세이브(월 4만5000원) 6만3000원 등을 책정했다.
LG유플러스의 공시지원금은 ▲5G 프리미어 슈퍼(월 11만5000원) 20만3000원 ▲5G 프리미어 플러스(월 10만5000원) 18만6000원 ▲5G 프리미어 레귤러(월 9만5000원) 16만9000원 ▲5G 스마트(월 8만5000원) 15만2000원 ▲5G 스탠다드(월 7만5000원) 13만5000원 ▲5G 라이트(월5만5000원) 10만1000원 ▲5G 라이트·시니어(월 4만5000원) 8만4000원 등이다.
SK텔레콤은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지원금을 실었다. 요금제별로 ▲5GX플래티넘(월 12만5000원) 13만8000원 ▲5GX프라임(월 89000원) 11만원 ▲5GX스탠다드(월 7만5000원) 8만6000원 ▲슬림(월 5만5000원) 6만5000원 ▲0틴5G(월4만5000원) 5만3000원을 지원한다.
이통 3사가 이날부터 제품 사전예약을 시작했지만, 두 제품 모두 물량이 부족해 사전예약을 한 고객이 제품을 제때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두 제품은 사전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대부분의 모델이 10분 안에 품절됐다. 쿠팡과 11번가,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는 물론 이통 3사와 애플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도 이날 오전 0시부터 사전판매가 진행됐다.
사전판매 페이지가 열린 뒤 제품 대부분이 품절됐으며 일부 홈페이지에선 일시적 트래픽 과부하로 인해 구매 시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쿠팡에서는 제품 사전예약을 시도하면 배송일이 오는 12월 31일로 나타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2 시리즈는 전 모델이 물량 부족 현상으로 고객 배송 지연을 겪고 있다”며 “고객들이 최대한 사전예약 혜택과 함께 제품을 빨리 받아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달가량 미뤄진 아이폰12 출시 일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 충분한 공급물량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출시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제품이 고장 났을 때나 교체해주는 ‘리퍼’ 물량조차 없어 애플 전용 보험에 들었어도 리퍼를 받지 못했다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수요에 따른 물량을 제대 공급하지 못하고, 이통사에서 물량을 요청해도 일방적으로 기다리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제품을 구매해놓고도 제때 받지 못하는 소비자 원성은 다 이통사가 들어야 하는 측면이 있어 억울할 때가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