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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상속세 부담 가중 심화…세제 개편해야”


입력 2020.12.17 11:00 수정 2020.12.17 10:25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소득 2.7배 높아지는 동안 과표구간 및 세율은 그대로

납세대상 자연증가로 증세효과 발생…세계 흐름 역행

주요 경제지표 및 상속세 과세 현황.ⓒ한국경제연구원

소득 수준 향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상속세 과표구간 및 세율이 2000년에 머물러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소득 수준이 2.7배 높아지는 동안 상속세 과표구간 및 세율은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이로 인해 상속세가 발생되는 피상속인의 수는 6.9배 증가하고 신고세액도 7.1배 급증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들의 소득수준 향상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 과세체계를 유지하면 납세 대상이 자연증가하면서 증세효과가 발생한다.


실제 세제변화가 없었던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상속세가 발생되는 피상속인 수는 1389명에서 9555명으로 6.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과세대상 총 상속재산가액은 3조 4134억원에서 21조5380억원으로 6.3배, 과세표준은 1조 8653억원에서 12조 2619억원으로 6.6배 증가했다.


한경연은 상속세율 인하가 어렵다면 분할납부 기간을 늘려 납세자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지난 2000년부터 상속세율을 그대로 유지해 오는 동안 OECD 주요국들은 상속세 부담을 점차 줄여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OECD 국가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연도별 국세 및 상속세 변동률.ⓒ한국경제연구원

상속세는 미실현이득에 부과되기 때문에, 이를 납부하기 위해 상속재산의 일부를 급하게 매각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세법상 다른 세목과 달리 상속세에 한하여 분할납부를 인정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본은 상속재산 중 유동화가 어려운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최장 20년 간 분할납부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업상속을 제외한 일반 상속에 대한 분할납부 기간이 5년으로 제한돼 있어 상속재산 현금화에 대한 부담이 크다.


상속세는 소수의 고액 납세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연도별 세수 변동성이 높다. 2000년 이후, 상속세수 연평균 변동률은 13.6%로 국세(6.6%) 전체 보다 2배 이상이 높았다.


한경연은 상속세 분할납부 기간의 확대가 납세자의 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과세당국의 세수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10조원의 상속세 과세액을 10년 간 분할납부하는 경우, 첫 해의 상속세수 변동률은 28.1%로 일시납(312.5%) 및 현행 5년 분할납부(50.0%)에 비해 세수 변동성이 크게 낮아졌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상속세 분할납부 기간 확대는 세수의 감소 없이 납세자의 현금조달 부담을 줄이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세액 원금 및 이자가 장기적으로 납부되는 만큼 세수 안정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속세 분할납부 기간 확대를 시작으로 20년 넘게 미뤄왔던 상속세 세제개편에 나서야 할 때”라며 “상속세 인하 및 폐지라는 전 세계적 흐름에 우리도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속세수 안정성 비교 및 연도별 상속세수 추정.ⓒ한국경제연구원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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