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철수 향해 '안 철수 선언' 촉구
야권 단일화 실패해 반문 표 분산 기대
TK·PK 나뉘는 가덕신공항도 연일 띄우기
박재호 "국민의힘 PK의원들 목소리 내라"
야당이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와 가덕신공항 문제로 분열할 조짐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호기 삼아 "분명히 입장을 밝히라"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7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이번에는 절대 철수 안 하겠다는 '안 철수' 선언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에 진척이 없다는 상황을 지적하며 "야권의 불확실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3월달 후보 단일화도 예측불허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된 '철수 정치' 속에서 국민들을 실망시킨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독자 후보로라도 끝까지 간다는 다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대변인의 '안 철수 선언' 촉구는 야당의 분열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각각 후보를 낸다면 표 분산으로 인해 여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을 역전했다. 민주당은 24.2%에서 37.6%로 크게 오르고, 국민의힘은 31.0%에서 24.3%로 하락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이후 하락세가 일단 멈춘 것으로 판단하지만, 그렇다고 상승기로 반전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며 "박영선 전 장관과 우상호 후보가 출마를 선언해 진용을 갖춘 만큼 예열 단계라고 보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거 전망이 밝지 않았던 부산에서도 '가덕도 신공항'을 띄우며 야당 내부의 균열을 파고들고 있다. 국민의힘의 PK 의원들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가 가덕신공항 찬성 입장을 빨리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TK 의원들은 '밀양신공항 특별법' 발의를 준비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PK 지역구를 둔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가덕신공항 하나 한다고 부산 경제 달라지지 않는다'고 발언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아직도 TK가 영남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렇게 PK를 대놓고 무시해도 되는지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PK 의원들을 향해서도 "대체 누구 덕분에 국회의원이 되었으며, 누구를 위해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시간이다.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TK 중심 사고로는 우리 국민들이 집권 자격을 주지 않는다. 국가균형발전에 맞는 비전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오는 29일 부산항 북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21일 가덕신공항 부지 방문과 정책 엑스포 참석 이후 8일 만으로, 지도부가 2주 연속 부산을 찾는 셈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부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매우 높다"며 "타당 지도부의 행보와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꿋꿋이 부산 사랑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