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4나노 공정 5G 모뎀칩 수주…1조 규모
오스틴 증설 등 검토…경쟁 위한 기반 다지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조원 규모의 대형 수주는 물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순항하며 기대감이 높다. 비메모리 핵심 중 하나인 파운드리 역량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초격차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퀄컴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모뎀칩 스냅드래곤 X65와 하위 모델 X62의 생산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지난해 5G 스마트폰용 모바일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88 수주한 데 이어 또 한 번 핵심 칩 생산을 맡게 된 것이다. X65는 4나노 미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으로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4나노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수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TSMC 추격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5나노 이하의 미세공정 양산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두 회사의 경쟁구도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현재 5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을 실현한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외에는 전무하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에 이어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주에도 성공하면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인텔과 14나노 공정 기반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19조원)를 들여 텍사스주 오스틴에 700만 제곱피트(0.65㎢) 규모의 반도체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부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한 평택 P2 라인에 10조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투자를 본격화하기도 했다. 지난해 착공된 P3 라인에도 건설과 설비 투자에만 30조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같은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매출 증가폭(25%)이 TSMC(21%)를 앞지른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37억1500만 달러(4조1184억원)의 파운드리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확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에만 치중된 사업구조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며 반도체 사업 확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높은 점유율을 지키고 있지만 모든 미세공정 물량을 소화할 수 없는 만큼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수주와 투자를 통해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