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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사퇴로서 사죄하라"…'성범죄 심판론' 불붙이는 野


입력 2021.03.18 12:15 수정 2021.03.18 12:15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박영선, 피해자의 '3인방' 징계 요구 거절하자

오세훈 "박영선 존재 자체가 피해자에게 공포"

국민의힘 "더불어 가해당, 양심 있다면 사퇴해야"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해자 글을 대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직접 나서 더불어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한 것을 계기로, 야권의 '성범죄 심판론'에 불이 붙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피해자를 향해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한 이들에 대한 징계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고, 국민의힘은 그러면 아예 박 후보가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18일 "박영선 후보는 사퇴로써 피해자에게 사과하라"며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 후보부터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전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박영선 후보 선거 캠프에 제게 상처 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자신을 '피해호소인'이라고 부른 3인방(남인순·진선미·고민정 민주당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즉답을 피한 뒤 밤 9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견에 제 이름이 언급됐다. 제가 후보다.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싶다.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피해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당신의 존재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공포"라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나의 피해사실 왜곡하고 상처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었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들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분명하게 밝혔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어제 한 피해자의 피눈물을 끝내 외면했다"며 "단 한 명의 피끓는 절규에도 귀를 닫는데, 하물며 1천만 시민의 목소리는 어떻게 듣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박 후보는) 피해자가 지적했듯,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이' 용서만 구했다"며 "이쯤되면 사과 자체가 '2차 가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성추행으로 인한 피해자와 시민들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가치조차 묵살했다"며 "'더불어 가해(加害)당' 서울시장 후보는 양심이 있다면,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궐선거가 없으면 대선까지 아스팔트길"이라는 이해찬
국민의힘 "이번 선거가 왜 열리는데...후안무치한 발언"


국민의힘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내놓은 발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대표가 "보궐선거가 없으면 대선까지 아스팔트길을 달리면 되는데 보궐선거 때문에 자갈길로 들어서느냐, 포장길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가 됐다"고 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전 대표의 발언 역시 또 다른 2차 가해라고 맹비판했다. 황 상근부대변인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눈물로 호소한 어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전직 여당 대표의 염치없는 발언은 또 다른 2차 가해나 다름없다"며 "대체 이번 선거가 누구 때문에 치러지고 있는데, 이토록 후안무치한 발언을 한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황 상근부대변인은 "오거돈 전 시장,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은 모두 이 전 대표의 임기동안 일어난 일"이라며 "그럼에도 이 전 대표는 오 전 시장의 성추행이 뒤늦게 알려지는 동안 몰랐다는 무능을 시인했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의혹을 묻는 기자"에게는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무능으로 가뜩이나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국민들을 괴롭게 하는 이해찬 대표에게 지난해 7월 10일 자신의 발언을 그대로 돌려드리고 싶다"며 이 전 대표가 박 전 시장의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에게 한 대답인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나. 최소한 가릴 게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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