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선박·컨부족 등 해운물류에도 직격탄
각국 재정지원 바탕 소비 늘면서 물류대란 가속화
운임 강세 지속 전망 “높은 운임·물류비, 대응방안 찾아야”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운물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적잖은 사회적·경제적 충격으로 대면이 어려워지자 경기 위축과 함께 수출 감소를 겪더니 하반기에는 수출 물량이 회복되면서 연말부터는 오히려 물류 적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비대면 화상 활성화와 온라인 구매 비중이 늘고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각국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한 소비가 증가하면서 늘어난 해상 물동량은 이를 실어 나를 컨테이너가 부족한 상황이 됐다.
급증한 물동량으로 선박 운송에 과부하가 걸렸다. 컨테이너들이 항만에 쌓이면서 발이 묶였고 수출·입 기업들은 가속화 된 물류난에 비상상황에 처했으며, 정부는 부족한 선박대란에 임시선박을 투입하는 등 지원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719만TEU)보다 1.3% 증가한 729만TEU로 집계됐다.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중 수출입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406만TEU)보다 4.5% 증가한 424만TEU로 기록됐으며, 수출과 수입 모두 212만TEU로 각각 3.9%, 5.2% 증가했다. 특히 주요 교역국인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입이 16.5% 증가세를 보이며 두드러진 영향이 컸다.
이 같은 물동량 증가는 해상물류 비용의 급등을 불렀다. 글로벌 해상운임은 전년 보다 평균 3배 수준으로 올랐으며, 남미의 경우 7배 수준이 인상됐다. 전례 없는 수준의 폭등으로, 운송·물류가 팬데믹의 타격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대기업의 고부가가치 경소단박형 제품은 항공운송편을 활용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제품을 수출하는 중소화주들에게 해상운임 급등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최근 해상운임 상승 원인과 중소기업 물류비 절감 방안’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해상운임 폭등의 주요 요인에는 그간 해운업이 코로나 이전 오랜 침체로 적극적인 선박 발주에 나서지 않았고, 그로 인해 코로나로 일시적인 위축 후 급격히 늘어난 선복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물류현장에서의 코로나 환자발생으로 항만과 내륙운송이 도미노처럼 지체되기 시작했고, 공컨테이너가 회수되지 못하면서 설상가상으로 운임이 증가했으며, 2월 미 남부를 강타한 이상한파와 3월 수에즈운하 에버기븐호 좌초사건으로 전 세계 해운물동량의 정체는 더욱 심화됐다는 판단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뉴노멀에 진입하면서 해운업 경기는 상당기간 부진했고, 글로벌 선사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경기예측 모델을 도입하며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취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선사들의 치킨게임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컨테이너 운송 시장은 장기침체기를 맞았고 2017년 글로벌 7위 해운사인 국내 한진해운이 파산한 후 글로벌 선사들은 초대형 얼라이언스를 구축하며 생존을 위한 경쟁을 본격화 해왔다.
그나마 한진해운 파산 이후 정부가 한국해양진흥공단을 설립해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펀드를 조성해 HMM(옛 현대상선) 등 해운업계를 지원하며 해상물류에 대비한 초대형 선박신조 등의 결과 조금씩 성과를 내면서 경기부진의 탈출구를 만들고 있다.
이는 현재진행형으로, 모처럼의 호황을 이어가도록 정부도 범부처 수출입물류 종합대응센터를 가동하며 물류상황을 점검하고, 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는 등의 대응으로 일부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높은 운임은 중소기업들의 수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이 한번 상승한 운임은 해운업의 특성상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재 수급 어려움과 생산성 저하로 수급불균형은 계속돼 운임상승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조성대 무역협회 신성장연구실 연구위원은 “해상운임과 해운업은 글로벌 경기의 흐름에 상호연동 돼 있고, 업종 내 변수로 인한 업황 싸이클도 발생한다”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우리 중소기업들은 높은 운임과 물류비라는 상수(常數) 안에서 대응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제시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물류비 절감에 나서야 하며, 관행적으로 유지해온 거래조건을 변경하거나 선진화되지 않은 물류프로세스는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수부 관계자 또한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주요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등으로 해운물류 업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수출입화물이 원활하게 반출입 되도록 터미널 내 적정 장치율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해빙 기류를 탄 글로벌 물동량이 국내 해운업 활성화와 수출기업의 이익 극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대응 모색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