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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자리' 방점 찍은 김기현의 '호남 접근'…결실에 주목


입력 2021.05.08 02:30 수정 2021.05.08 12:06        데일리안 광주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호남, 아직 현 정권 향한 지지 높은 편이지만

정책 파탄 따른 '일자리 쇼크' 호남도 못 피해

'광주형 일자리' 현장방문해 "일자리 지켜내야

예산이나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다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권한대행이 7일 오전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공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체온 체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권한대행이 호남 방문 과정에서 보여준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장과의 '케미스트리'가 화제다. 광주·전남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김기현 대행의 '실용적 접근법'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주목된다.


김기현 대표권한대행은 7일 오전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5·18 민주묘역 참배 직후 두 번째의 일정으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이다.


14·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민선 3~4기 광주광역시장을 지낸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장이 직접 김기현 대행을 마중나왔다.


박광태 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하면 된다'는 의지로 열심히 하는 와중에 정치권에서 존경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이 와주니 우리에게는 참으로 용기와 의욕이 생긴다"며 "우리 존경하는 김기현 대행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식사도 모셨으면 좋은데 일정이 바쁘다고 해서 다 못해드린 것 같은 마음"이라며 "오랫만에 만났고 개인적으로 존경하는데 식사를 꼭 모셨으면 좋겠는데…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식사 안되겠느냐"고 물어 김 대행을 비롯한 좌중의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김기현 대행과 박광태 사장은 공장 시찰을 마치고 나서는 과정에서도 '케미스트리'를 과시했다. 김 대행이 "우리 일정이 항상 이렇게 시간에 쫓긴다"고 미안한 마음을 표하자, 박 사장은 "그래도 식사를 모셨어야 했는데…"라고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김 대행은 친근하게 박 사장의 팔짱을 끼면서 "내가 선배를 모셔야 하는데, 여기서 뵈니까 정말 너무 반갑다"고 활짝 웃었다. 김 대행은 의원단 버스를 타기에 앞서 박 사장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단순히 제1야당 원내대표와 지방자치단체 투자기업 사장의 만남에서 있을 수 있는 관계라고 보기에는 이례적이다.


두 사람은 3선 의원을 한 뒤, 3선 임기 도중에 지방선거에 출마해 광역단체장에 당선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의정 활동을 하면서 중도·실용과 민생경제를 중시했다는 점도 동일하다.


김 대행은 18대 국회에서 중도 성향의 의원모임 '통합과 실용'에서 활동했다. 박 사장도 2003년 이념 중심 정당 열우당이 창당했을 때 옮겨가지 않고 실용 중심 정당 새천년민주당에 그대로 남아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우당 후보를 꺾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이처럼 중도·실용·민생·경제 중시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이 광주·전남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의 필요성에서 이심전심으로 공감대를 이룬 게 이날의 '케미스트리' 과시로 표출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김기현 대행의 '호남행'을 놓고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국립 5·18 민주묘역 참배를 주목했지만, 김 대행 스스로는 광주글로벌모터스 방문에 방점을 찍었다.


김기현 대행은 이날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찾은 자리에서 "우리가 광주를 방문할 때 늘 '민주화 성지'라는 개념으로만 접근하는데,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경제적 지원이나 예산·정책 배려에 있어서도 항상 관심을 가져야할 지역"이라며 "경제 현장을 방문한 것은 우리 당의 행보로서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호남은 현 정권 지지율이 아직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현 정권의 경제 실정으로 인한 직격탄은 호남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김기현 대행은 "지난해 3월 통계와 올해 3월 통계를 보면 광주·전남 지역의 취업자 수가 굉장히 감소했다. 광주가 1만1000명, 전남이 1만7000명 정도 감소했다는 통계"라며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이 가장 선행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5·18 민주화의 성지'라고 광주를 과거의 모습에만 묶어두면 영령은 존중받을지 몰라도, 산 사람이 살 길이 막막해진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창출돼야 미래가 있는 것이다.


'경제에 강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행이 5·18 묘역 참배를 통해 '광주의 과거'는 존중하면서도, 광주글로벌모터스 방문을 통해 '광주의 미래'를 제시하는 모습을 보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점에 있어서는 광주를 지역구로 3선 국회의원을 하고, 시정도 8년에 걸쳐 담당한 박광태 사장이 더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다.


박광태 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우리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우리 광주의 아들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로 생긴 것"이라며 "여태까지 아무 것도 모르던 애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나는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만나는 시민들마다 한결같이 '우리 공장 잘되고 있느냐, 새 자동차는 언제 나오느냐'고 관심을 갖고 묻는다"며 "우리 광주시민의 공장에 국민의힘도 광주시민과 함께 애정을 갖겠다는 마음으로 지원해주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김기현 대행도 이날 광주글로벌모터스 방문·시찰에 이례적인 관심을 표출했다. 올해 9월 신차 생산을 앞두고 있어 보안관계상 공장 전부를 둘러볼 수 없다는 안내를 받자, 김 대행은 "어차피 나는 (신차를) 봐도 모르는데…"라며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사말에서는 "'광주형 일자리'라는 이름으로 광주·전남 경제 발전의 모멘텀을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모델 케이스에 예산이나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자동차 많이 팔고 돈도 많이 벌어 지역경제 발전도 하고, 노사가 상생의 모델을 만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이념 문제가 아닌, 자녀 세대를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낙후한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자는데 이견이나 반대가 나올 수가 없다. 경제 현장 방문이 중심이 된 이날 김기현 대행의 '호남행'에 현지의 반감 표출이 유독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날 김기현 대행의 5·18 묘역 참배 때에는 광주전남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에서 수 명의 사람들이 나와 규탄 집회를 열었으나, 반대의 강도는 예년에 비해 현격히 약했다. 플라스틱 의자와 물병이 날아들어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황교안 전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시도 때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오늘(7일) 전남도당 현판식 때에도 '전남발전, 국민의힘'을 구호로 외치는 등 김기현 대행이 호남의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원내에서 법적·제도적·예산 측면에서 지원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 같다"며 "호남의 경제적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는 실용적 접근법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두고봐야할 일"이라고 바라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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