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올해 개인 순매수 금액 3조1042억원 육박
순자산 총액 58조1293억...작년말 대비 11.7%↑
편리한 분산투자·투명성·저렴한 수수료 덕분
경기회복 기대감에 주가지수·특정 업종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거래의 편의성과 종목을 깊게 파악하지 않아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은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유인을 더욱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ETF에 대한 개인의 투자금액은 3조원을 웃돌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4월 말까지 개인투자자의 ETF 순매수 금액 규모는 3조10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총 매수금액(5조5318억원)의 56%를 웃돈 수치다. 지난달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607억원으로 시장 전체의 약 43.2%를 차지했다. 이외 외국인이 31.1%, 유동성공급자 13.2%, 기관 12.5% 순으로 이어졌다.
ETF 순자산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ETF의 순자산총액은 58조1293억원으로 지난해 말(52조365억원) 대비 11.7%(6조928억원) 증가했다.
순자산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6조578억원, 2012년 14조7177억원, 2017년 35조6109억원, 2018년 41조66억원, 2019년 51조7123억원, 2020년 52조365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말(58조1293억원) 기준과 2010년(6조578억원) 순자산 규모를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9.6배 불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ETF 수익률 개선이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유입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에는 이르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팽창하는 것) 국면에 접어든 것이 ETF 수익률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순자산 100위 이내의 종목 중 ‘코덱스 WTI원유선물(H)’은 지난 10일 기준 연초 대비 34.0% 올랐다. 경기 반등에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코덱스 은행’도 25.9%의 성과를 냈다. 이외에 ‘타이거 현대차그룹+(25.7%)’와 ‘타이거 2차전지테마(24.3%)’, ‘코덱스 2차전지산업(24.1%)’ 등 2차전지 관련 ETF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ETF의 거래 편의성과 투명성 등 강점도 투자자 유입을 부추겼다.
ETF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주식 종목처럼 원하는 때 쉽게 매매가 가능해 투자가 편리할 뿐 아니라 지수나 전기차·바이오 등 업종에 투자할 수 있어 분산투자 효과를 함께 거둘 수 있다.
투명성도 ETF의 장점이다. ETF는 사전 설정된 원칙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변화를 추적해 펀드 가격에 실시간 반영한다. 액티브 펀드 투자자가 환매 주문을 내도 해당 시점의 펀드 종목 구성과 환매 가격 등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에 비해 투명성이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ETF는 시장 전체의 수익률을 단순히 따라가는 것을 넘어 짜기 힘든 투자 전략과 테마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종목을 깊이 파악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며 “최근 연금계좌를 통해 ETF를 담을 수 있게 돼 장기투자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ETF는 액티브 펀드 등 다른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수료 부담도 적다. ETF 전체 평균 보수는 연 0.3% 안팎으로 1~2%대인 액티브 펀드보다 저렴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회복 기대감과 주식시장 호황으로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며 “ETF는 거래의 편의성, 10종목 이상 분산투자 등의 강점으로 꾸준히 성장세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