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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내 가계 화폐환상 뚜렷…자산축적 악영향"


입력 2021.06.28 12:00 수정 2021.06.28 11:34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국내 가계에서 화폐환상 현상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픽사베이

국내 가계가 화폐를 실질가치가 아닌 명목가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화폐환상을 갖고 있다는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화폐환상이 가계의 자산축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황인도 연구위원·권오익 부연구위원과 금융안정국의 김규식 조사역은 BOK경제연구 '한국의 화폐환상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화폐환상은 화폐의 가치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고 실질적인 가치의 증감을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월급이 3% 오르고 물가도 3% 올랐다면 임금의 실질적인 가치변화가 없는 것인데 임금이 올랐다고 판단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보고서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서울 및 4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20~59세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6~7월 중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화폐환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응답자가 주택거래나 일반거래에서의 손익 평가, 임금수준이나 공정성 판단 시 실질가치보다 명목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화폐환상이 클수록 지방 거주자의 경우 가계의 순자산 규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화폐환상이 가계의 자산축적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화폐환상이 큰 가계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최적의 자산배분을 이뤄내지 못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다.


화폐환상은 주식투자 경험과도 약하게나마 반비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응답자 가계의 실물자산 비중과 화폐환상은 통계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화폐환상과 여타 인구통계적 속성, 경험 인플레이션, 기타 행태적 속성과의 연관관계를 연구한 국내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계가 이렇게 화폐환상을 지니고 있다는 설문결과는 거시경제 분석과 예측 등에 있어, 실질변수 못지않게 명목변수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정책에 관한 선호에 있어 프레이밍 효과가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확인됐는데, 이는 경제정책의 수립과 커뮤니케이션 시 다양한 행태적 속성을 고려해 정책을 설계하고 경제주체와 소통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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