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외화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시행된 한국과 미국 사이의 통화스와프가 실제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은행 국제국의 윤영진 과장은 한은 조사통계월보에 수록한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의 국내 외환시장 안정 효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3월 19일 주요국으로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에 대응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같은 해 5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경쟁입찰 방식 외화대출을 통해 총 199억 달러를 공급한 바 있다. 통화스와프는 일종의 외화 안전판으로, 한미 간 계약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다.
보고서는 해당 통화스와프의 발표와 그에 따른 외화대출이 모두 원·달러 환율을 상당폭 하락시키는데 영향을 줬다고 강조했다. 발표 당일에만 환율이 3.3% 떨어졌고, 이후 2주 동안에도 평균 2.1% 정도의 하락 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외화대출 역시 경쟁입찰일 환율을 0.5% 정도 하락시켰으며, 이 정도의 효과가 2주 동안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차익거래 유인 측면에서는 통화스와프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통화스와프 발표 후 첫날 차익거래 유인은 0.5%p 정도 축소됐으나, 그 다음 이틀 간 다시 크게 확대됐고 이후에는 다시 소폭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보고서는 "통화스와프는 그 체결 소식은 물론 외화대출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위기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평상시 외국 중앙은행과의 협력채널을 강화하고 거시경제지표를 양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에 나타난 바와 같이 위기 시 외화유동성을 실제로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필요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과 통화스와프 등 자금조달 경로를 다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