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기상이변에 농식품 가격폭등
물가인상에 정치·경제수장들 현장순례
유통구조 등 정책적·제도적 변화가 먼저
절기상 입추가 지났다. 하지만 뒤로 말복과 늦더위가 남았고 8월경이면 의례 찾아오는 태풍과도 마주해야 한다. 이처럼 매년 찾아오는 절기와 계절현상 외에도 기후변화와 기상이변까지 챙겨야 하는 세상이 됐다.
올해도 연초 한파와 여름철 폭염의 정도가 심해지면서 신선채소와 과일류의 작황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처음 겪는 일은 아니지만 피해상황이 커지면 가격이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에 농작물을 생산하거나 관리하는 농민이나 관계자들은 촉각이 곤두선다.
이를 반영한 올해 상반기 농축수산식품 가격은 치솟을 때로 치솟았다. 여름 제철과일인 수박은 2만원 대를 넘었고 시금치와 깻잎, 복날 보양식인 닭고기와 돼지고기, 수온상승으로 인한 물고기 등이 최대치로 올랐으며 서민 대표 먹거리인 계란은 AI 발생 이후 오른 가격이 아직도 떨어지지 않고 있어 ‘금란’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주식인 쌀값도 지난해 보다 14.3% 올랐고, 식품 조리에 꼭 필요한 양념류인 고춧가루는 34.4%, 마늘은 45.9%가 오르면서 실제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물가지수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이 같은 장바구니 오름세는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고 정부의 호언대로 멈출 줄 알았던 물가는 2% 초반을 지나 2% 중반대를 넘어서 도미노 물가상승을 야기하는 상태다.
그러자 너도나도 농산물 판매현장으로 달려갔다. 관련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장차관은 물론 물가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기획재정부 2차관도 현장점검 차 유통업체를 찾았다.
또 정치권의 당 대표들도 민생현장이라며 연이어 현장을 찾았고 일부 대선주자들과 지자체 장들도 줄줄이 합세했다.
어쩌면 응당 해왔던 일이고 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그간 농어민들이 정책적 홀대를 예산시국마다 외쳤으나 달라지지 않았다. 또 현재 우리는 신종 코로나19라는 새로운 팬데믹을 맞아 국민 누구랄 거 없이 방역준수라는 어려운 일을 2년째 감내하고 있는 중이다.
굳이 현장을 가지 않아도 수많은 보도와 물가지수 등으로 보고 듣고 판단할 수 있지만 늘 그랬던 대로 현장으로 먼저 달려간다. 이에 현장도 늘 했던 대로 현장 정리와 현황판 설치, 현황설명 둥을 준비한다.
방역상황을 염두에 두고 인원을 최소화 한다지만 관계자와 수행자, 촬영팀 등 족히 10여명은 넘기 마련이다. 물론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듯 현장을 한 번 보는 게 10번 듣는 것 보다 나을 수 있다고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후변화만큼 대응도 변화하고 빨라져야 한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해묵은 난제인 식품 유통구조 개선으로 가격경쟁력과 수급조절이 용이한 생산체계 조성, 품종 개량 및 대체작물 육성, 피해농가 지원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구체적이고 세심한 정책적인 연구와 실행이 아쉽다.
현장에 달려가 현안 대책을 말로 하는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실행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한 시기가 됐다.
기후변화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이다. 올 여름 폭염으로 뜨거워진 강에서 살아있는 연어의 몸은 살갗이 터지고 유럽 국가들에서는 산불이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세계 곳곳이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를 겪고 지진과 모래폭풍까지 등장했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인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피해 및 해수면 온도 상승, 물순환 변화와 생태계 다양성 훼손 등을 늦추거나 막으려면 끊임없는 환기와 각성, 실행이 절실한 때 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