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여부 관심
코로나 4차 대유행 '변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금융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멈출 줄 모르고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전격적 기준금리 조정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4차 대유행을 맞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다음날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한은 금통위는 바로 직전인 올해 7월 회의까지 아홉 번 연속으로 동결 결정을 이어 왔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째 0.50%를 유지해 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에 손을 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돼 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제로금리 시대가 열린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에 더욱 속도가 나고 있고, 물가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금융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 온 탓이다.
특히 바로 직전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렸다. 최근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되며 금통위를 떠난 고승범 전 위원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며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지난해 3월 기준금리가 인하 기조로 접어든 후 1년여 만에 처음 나온 소수의견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기준금리 조정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해당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등을 고려하면, 다음(8월) 금통위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은 시간문제…시점이 '관건'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시간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관건은 조정 시점이다. 금통위가 이번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속도를 낼 경우 올해 안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까지 점쳐볼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가능한 이번 달에 금리를 올려야 연내 추가 인상이 가능해 물가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한은은 부동산 이슈를 강조해왔는데, 최근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가계부채도 늘어나는 것을 보면 예고했던 방향으로 금리를 올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4차 대유행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가 다시 한 번 기준금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예측도 여전하다.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가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를 경우 경기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어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지난 달 금통위 직전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보다 빨라졌다는 점에서 8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금통위 이후 물가와 금융안정, 고용, 산업활동, 코로나19, 대외 여건 등을 고려하면 8월 기준금리 인상도 서프라이즈는 아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백신 접종율 70%를 확인한 후 10월 인상이 보다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