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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쇼’ 비난 집권당, 당신들 그런 쇼라도 해봤나?


입력 2021.08.26 08:31 수정 2021.08.26 08:11        데스크 (desk@dailian.co.kr)

죽어서 보수우파 울린 윤희숙, 다시 살아나 더 독해질 것

내로남불 진보좌파 꼼수 공작으로 정적의 몸집만 키워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의원직 사퇴하고 "이 시간부로 대선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며 대선 경선 후보직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희숙이 보수우파를 울렸다.


쇼라고? 그렇다. 그것은 쇼다. 진보좌파의 전유물인 내로남불 거짓을 위한 쇼가 아니라 ‘염치와 상식’을 보여주기 위한 쇼였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윤희숙은 친정아버지가 충남 세종시에 논 1만여 평 샀으나 농사를 짓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투기 의혹이 있다고 판단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졌다. 그녀는 의원직 사퇴와 대선 주자 경선 포기 결심으로 야권 지지자들을 감동케 했다.


26년 전 출가외인이 된 부녀 관계라거나, 그녀의 부친이 실제 농사를 지을 목적이었으나 모친의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지, 아니면 진짜 논 구입 목적은 투자나 투기였는지에 관한 진실은 부차적이다. 아버지 일로 딸이 책임을 졌다는 게 문제다.


나아가 그렇게 하도록 신출귀몰한 능력을 발휘, 특정인 아버지의 부동산 구입 사실을 밝혀내 그 명단이 유출되도록 한 국가의 소위 독립 기관이 더 큰 문제다. 이 기관(권익위)의 장은 친정부 정치인 출신 전현희다.


윤희숙은 현 집권 세력의 최대 실정 중의 하나인 임대차 3법이 강행 처리된 직후 국회에서 ‘나는 임차인’이라는 5분 연설로 스타가 돼 진보좌파의 미움을 받게 된 사람이다. 그런데, 진보좌파들에겐 그녀가 스타 의원으로 떠서 배만 아픈 게 아니었다.


잘못하면, 그들이 오매불망하는 정권 재창출의 꿈을 무산시킬 수도 있는 불굴의 똑똑한 여전사(女戰士)이기에 더욱 밉고 죽이고 싶어 한다. 여권 1위 주자 이재명의 천적이 윤희숙이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윤희숙에게 ‘밥’이다. 그의 기본 시리즈 포퓰리즘 정책은 내놓는 것마다 해외 명문대 경제학박사 출신인 그녀의 실력과 경험에 의해 난도질 당해 왔다. 무턱대고 퍼주기라고 비난하는 다른 경쟁자들과는 다른, 날카로운 지적과 논리, 그의 조롱과 겁박에 완강하게 맞서는 초선답지 않은 투지에 이재명 측은 심한 좌절을 맛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현희가 ‘요술 주머니’ 장난을 벌인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집권 세력 비판 논객들 다수가 그렇게 보고 있다. 부패 방지와 고충 처리를 위한 권익위는 수사 기관이 아니며 부동산 투기 조사가 고유 업무도 아니다. 그 명단도 수사에 의해 확인된 결과물이 아니다. 감사와 수사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 조사 사실을 감사원이나 수사 당국에 보내주는 일을 하게 돼 있는 곳이 권익위다.


민주당 의원들도 권익위 조사에 12명이 걸렸다. 국민의힘 해당 의원 수 또한 12명이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좀 이상하지 않는가? 정적 윤희숙을 억지로 끼워 넣고 대상자 숫자를 동수로 맞췄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정적을 치려다 그녀의 몸집을 도리어 더 키워줄 공산이 큰 어리석은 장난질이라고 보는 이유다.


권익위가 통보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윤미향 등 일부 제적돼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고, 의원직을 내놓았거나 탈당 권유를 이행한 사람들은 한 명도 없다. 그런 마당에 윤희숙이 사퇴 발표로 박수갈채를 받고 눈물 위로를 받자 그들은 쇼라고 비난하고 있다.


참으로 염치가 없는 이들이다. 윤희숙은 성격상 본인 스스로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것이다. 그러나 여권이 역풍을 두려워한 나머지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이 안건을 부결 처리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고 쇼인가? 민주당 의원 당신들은 이런 쇼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실제로 사퇴 처리가 안 되더라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의사를 밝힌 적이 그들 중에는 한 명도 없다. 온갖 이유와 명분을 대 역공하는 실력이나 뛰어난 내로남불 집단이기에 당연한 일이다.


윤희숙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보인 대로 학자(KDI 교수)로 있다 정치인이 된 변화에 큰 보람을 느끼며 정치에 재미(열정)를 갖기 시작한 서울 서초구 여성 의원이다. 정책보다 정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믿게 된 사람이다. 잘못된 정책을 만드는 이도, 좋은 정책을 잘못 펴는 이도 모두 정치인이라는 걸 깨달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는 실력 없고,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정치인들을 배척하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내년 대선에 출마하기로 한 것도 사실 당선보다는 그런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윤희숙은 의원직을 버리고 대선 후보 경주에서 낙오하는 결정을 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죽었다. 그러나 그녀가 곧 다시 살아나, (자신에게 붙을 수도 있는 한 점의 비판 거리도 깨끗이 털어냈기에) 더 강해지고 더 독해질 것을 의심하는 보수우파 지지자들은 없다.


그런 점에서 그녀의 ‘쇼’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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