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모터 크기 축소·고출력으로 차량 경량화 가능
스마트폰 카메라 구동력 10%↑…고화질 영상 확보
LG이노텍은 마그넷(자석) 전문 기업 성림첨단산업과 세계에서 가장 강한 자력을 가진 '친환경 마그넷'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친환경 마그넷은 자석의 핵심성분인 중(重)희토류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가량 줄인 제품이다. 차량 모터와 스마트폰용 카메라, 오디오 스피커, 풍력 발전기 등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로 구동이 필요한 제품에 자석이 밀고 당기는 힘을 통해 동력을 제공한다.
LG이노텍은 이 제품의 자석 세기를 세계 최고 수준인 14.8kG(킬로가우스)까지 끌어올렸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제품의 성능은 14.2~14.3kG다.
LG이노텍은 이번 친환경 마그넷 개발을 계기로 중국과 일본을 넘어설 기회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중희토류 대부분을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마그넷 분야에서는 일본이 기술력과 품질을 앞세워 40년 넘게 업계를 이끌어왔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자석 세기가 강한 친환경 마그넷을 차량용 조향모터에 적용할 경우 모터 크기를 줄이면서도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다. 배터리 무게가 증가함에 따라 전비(전기차의 연비)를 고민해야 하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 등에 유용할 전망이다.
또 고화소 스마트폰용 카메라에 친환경 마그넷을 장착하면 '액츄에이터(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움직이는 부품)' 구동력을 10%가량 높여 보다 선명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앞서 LG이노텍은 2017년 친환경 마그넷 개발에 돌입한 뒤 2019년 국내 기업 가운데 중희토류 저감 기술을 보유한 성림첨단산업과 힘을 합쳤다. 두 회사는 신규 화합물을 첨가해 중희토류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최고의 자력을 낼 수 있는 친환경 마그넷용 코팅액을 개발하고 이를 자석에 고르게 흡수시키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LG이노텍이 '머신러닝(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으로 판단하고 결과를 내는 기술)' 방식의 시뮬레이션 기법을 도입해 최소 2년 이상 걸리는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강민석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혁신기술로 핵심소재를 단기간에 개발해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친환경 마그넷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