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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남자' 최윤호 삼성SDI 맡는다...배터리 사업 육성 의지


입력 2021.12.07 12:22 수정 2021.12.07 14:41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30여년간 삼성서 재무·해외 감각 갖춰…李 부회장 현장경영 보좌도

삼성SDI 투자 및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 외형·내실 성장 주력할 듯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삼성SDI

삼성SDI의 수장으로 최윤호 사장이 낙점됐다. 재무통(通)으로 오랜 기간 삼성전자에 몸 담으며 이재용 부회장의 신임을 받은 최 사장에게 삼성SDI를 맡긴 것은 배터리 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앞으로 최 사장은 글로벌 사업 경험을 살려 삼성SDI 해외 투자 및 전고체 배터리 등 초격차 기술 개발에 보다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7일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전자 최윤호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글로벌 사업 경험과 재무 전문가로서 사업운영 역량을 갖춘 최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함으로써 삼성SDI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1963년생인 최 사장은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약 35년 만에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까지 오른 재무전문가다.


그는 국제회계그룹, 경영관리그룹, 사업지원팀 등 재무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을 뿐 아니라 해외관리그룹,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등을 두루 거치며 글로벌 감각도 다졌다. 특히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삼성그룹 전략을 총괄했던 미래전략실 담당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그룹 안팎으로부터 폭 넓은 사업혁신 경험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춰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 같은 평가에 힘 입어 지난해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승진한 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 사장은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임원으로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경영을 보좌해왔다.


지난해 6월 열린 무선사업부장 사장간담회를 비롯해 7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임원 간담회에도 최 사장이 배석했다.


지근거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보좌하던 '왕의 남자' 최 사장이 삼성SDI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품질 경영과 글로벌 투자 확대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완성차 4위 업체인 (Stellantis)와 손 잡고 미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등 대규모 글로벌 투자를 앞두고 있다.


합작법인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산 23GWh(기가와트아워)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예정이다.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수 있다.


공사가 본격화되면 삼성SDI는 국내 울산,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에 이어 미국까지 생산거점을 구축하게 된다.


앞으로 최 사장은 스텔란티스와 협력해 미국 내 공장 부지를 최종 선정하고 투자 규모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부터 순수 전기차(EV)에 이르기까지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대규모 투자 등 중대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글로벌 감각을 갖춘 최 회장이 국내외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적기 투자에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다.


보급형·고급형 시장으로 세분화되는 배터리 시장에 발 맞춰 이를 공략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는 등 품질 경영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단거리 모델에 주로 쓰이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최근 테슬라,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로부터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보급형 시장을 대상으로 코발트를 망간으로 대체하는 등 코발트 프리 양극재를 적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함으로써 현재 사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고 안전성도 강화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 받고 있다.


삼성SDI는 프로토타입셀과 라지셀 개발을 2025년까지 완료한 뒤 2027년부터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영현 사장은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 받아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앞으로 삼성SDI 이사회 의장으로서 ESG 경영 강화 및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 양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삼성SDI 내에서 부회장을 배출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배터리 사업에 대한 그룹의 관심도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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