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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택배파업, 핵심 쟁점은 ‘부속합의서’


입력 2022.01.06 06:04 수정 2022.01.05 16:00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CJ대한통운, 주 6일제 통해 택배기사 휴식 보장

노조, 당일배송 등 노동 강도 높여

파업으로 노동 강도는 낮추고 수익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지적도

CJ대한통운 파업 이틀째인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CJ대한통운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데일리안

CJ대한통운 노동조합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갈등의 핵심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부속합의서’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 측은 택배기사 과로 방지를 위해 부속합의서 철회를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오히려 노조가 부속합의서 철회를 통해 택배기사들의 과로를 유발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전체 2만여명의 택배기사 중 1600여명 수준이다.


노조는 ▲택배 요금 인상분의 공정 분배 ▲노조 인정 ▲저탑차량 관련 근본 해법 제시 ▲부속합의서 철회 ▲별도 요금 폐지와 같은 5대 요구사안을 파업 철회 조건으로 제시했다.


택배기사 과로 방지책 놓고 노사 엇갈린 해석


택배업계는 노조의 5대 요구안 중 부속합의서를 핵심 쟁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작년 노사정은 한 자리에 모여 주 60시간 근무 등의 내용이 담긴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이를 문서로 정리한 것이 표준계약서다. CJ대한통운은 표준계약서에 더해 당일배송, 주 6일제 등의 내용을 담은 부속합의서를 추가했다.


노조는 부속합의서에 담긴 내용이 택배기사들의 과로를 유발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당일배송의 경우 택배기사들의 노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당일배송도 사회적 합의에서 정한 주 60시간 근무제의 틀에서 운영되고, 주 6일제 조항을 통해 택배기사들의 휴식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표준계약서처럼 부속합의서 역시 국토교통부의 법적 검토 및 승인을 받고 노사가 합의한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CJ대한통운 측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력부족 등의 사유로 택배기사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해야 할 경우 비용을 지불하고, 전체 작업시간이 주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할 예정”이라며 “분류인력 투입 등 사회적 합의 이행 사항은 정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고, 점검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배송 줄면 수익도 감소…12% 노조가 2만여 택배기사 대변할 수 있나


업계에서는 택배기사들이 배송 건수만큼 수익을 얻는 개인사업자 신분인 점을 들어 부속합의서 철회 시 일감이 줄어드는 대신 수익도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2만여명 중 노동조합에 가입한 기사는 2500명으로 전체의 12~13%에 해당된다. 때문에 노조의 요구가 전체 택배기사의 요구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노조원 중 주 60시간 근무제를 지키면서 가능한 많은 물량을 배송해 수익을 얻으려는 기사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노조가 부속합의서 철회와 함께 택배 요금 인상분의 재분배를 요구한 점을 들어 노동 강도를 낮추는 대신 요금 인상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려는 계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 측은 CJ대한통운이 택배요금을 170원 인상해 이중 50원 정도만 사회적 합의 이행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사측이 챙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측은 수수료 배분 방식에 따라 택배요금이 인상되면 일정 비율로 택배기사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또한 많아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작년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평균 소득은 8518만원 달한다.


또 택배업계에서 가장 먼저 휠소터(자동분류장치), 첨단 지능형 스캐너(ITS) 등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분류 지원인력을 5500명 이상 투입하는 등 택배기사의 노동 강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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