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정례회의 개최…위원 간 의견 나눠
독립성·자율성 초점 두고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
준법위 “위원회 이 부회장 면담 조만간 논의할 것”
2기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해묵은 숙제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첫 발을 뗐다. 첫 정례회의를 열고 위원들 간 의견을 나누며 2기 체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것이다. 1기 준법위가 이루지 못한 지배구조를 최우선에 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중점을 둘 전망이다.
준법위는 14일 오전 9시 30분 삼성 서초사옥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내부거래 및 제보 등 평상적인 안건을 처리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한 향후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개선은 준법위와 삼성 모두 ‘뉴삼성’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1기 준법위에서는 보스턴컬설팅그룹(BCG)과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용역을 맡기고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유형화와 평가 지표를 마련하는 등 기반을 다졌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준법위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뉴삼성’ 실현에 대한 의지를 보여 왔다.
이찬희 위원장이 이끄는 2기 준법위 역시 지배구조 개선에 보다 초점을 맞춰 준법감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의미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이뤄낼 것이란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준법위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삼성으로부터 확실하게 보장받고 실효성을 증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대내외에서 실효성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던 만큼 오명을 씻고 외부 독립기구로서의 존재를 확실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준법위는 지속가능성 확보에 적극 노력하며 외부 독립 기구로서 지배구조는 물론 삼성의 준법 경영 안착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지배구조 개선이 2기 준법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다 보니 이찬희 위원장을 비롯한 준법위 위원들과 이재용 부회장의 면담 여부에도 자연스레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날 정례회의에서는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지배구조 개선에 있어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찬희 위원장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이재용 부회장과 소통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준법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출범 초기에는 면담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준법위 관계자는 “오늘 정례회의는 위원장과 위원들의 첫 대면하는데 의미가 있는 만큼 이 뷔회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면담과 관련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조만간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50억원 이상 규모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진행할 때 준법위의 사전 승인을 반드시 거치고 있다. 준법위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사와 협약을 맺고 준법 관련 안건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