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M/S 40%대까지 상승, 선두 아이코스에 근접
필립모리스 영업망 빌려 시장 개척…KT&G는 제품력 향상 집중
중앙아메리카, 동남아 등 신시장 확대…2년 만에 22개국 진출 성과
KT&G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가 손잡고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해외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그간 독주체제를 이어온 아이코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점유율을 확대한 만큼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42.5%에서 지난달 44%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간 전자담배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온 아이코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017년 전자담배 시장 진출 첫 해 2%대에서 5년 만에 20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일반 연초에 비해 냄새가 덜한 점 등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된 덕분이다.
기획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4억4000만갑으로 전년(3억8000만갑) 대비 17.1% 증가했다. 반면 일반 연초(궐련) 판매량은 31억5000만갑으로 2.0% 감소했다.
여기에 소비자 니즈에 맞춘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전국 단위 견고한 영업망도 빠른 시장 확대에 보탬이 됐다.
KT&G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전자담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국민건강을 이유로 연초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들이 늘면서 중장기적으로 전자담배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전자담배의 경우 초기 기기 보급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대되면 스틱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수익성 강화에도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유로 담배업계에서 전자담배는 연초 판매량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KT&G는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국내에서는 경쟁사지만 해외 영업망이 탄탄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직접 해외시장을 개척할 경우 유통망 구축과 특허 분쟁 등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PMI의 영업망을 활용할 경우 즉각적인 제품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대신 그 비용을 R&D와 신제품 출시에 집중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당시 KT&G는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 면세점 시장 일부에서만 판매하고 있었지만, PMI는 전 세계 50여개국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었다.
KT&G의 이 같은 전략은 2년 만에 빛을 발했다. 이탈리아, 과테말라, 말레이시아 등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작년 말 기준 총 22개국으로 시장을 넓혔다.
KT&G와 PMI는 협업 첫해인 2020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릴 솔리드 1.0’을, 일본에는 ‘릴 하이브리드 2.0’을 선보였다. 작년에는 ‘릴 솔리드 2.0’을 주력으로 카자흐스탄, 세르비아, 아르메니아, 알바니아 등 10개국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KT&G는 작년 4분기 유럽 동남부와 중앙아시아에 집중돼 있던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11월에는 과테말라에 출시하며 중앙아메리카에 신규 진출했고, 일본에 이어 말레이시아 공략으로 아시아 시장을 확대했다. 이어 12월에는 이탈리아와 루마니아, 그리스 사이프러스에 ‘릴 솔리드 2.0’과 전용스틱 ‘핏(Fiit)’을 출시하며 2년이 안 된 시간 동안 22개국 진출을 달성하게 됐다.
임왕섭 KT&G NGP사업단장은 “‘릴’의 혁신적인 기술력에 PMI의 시장 확장력이 더해져 해외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양사 간 전략적 협업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