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중이라 소통 못해요. 대신 X풍선 100개 터지면 의첸(의상 체인지)할게요"
학부모인 문모(47)씨는 얼마 전 고등학생 아들이 즐겨보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개인방송을 우연히 봤다가 화들짝 놀랐다. '공시생 공부방송'이라고 적혀 있는 순수한 제목과는 대조적으로, 화면에 나온 여성이 지나치게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터디 방송'으로 불리는 이 콘셉트는 최근 몇몇 인터넷 방송 플랫폼 BJ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고 있다.
실제 24일 모 플랫폼 사이트에 '스터디 방송', '공부방송'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니 비슷한 제목의 영상 여러 개가 올라왔다.
이 중에는 제목 그대로 BJ가 방송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공부만 하는 방송이 있는 반면, 몇몇 방송의 콘텐츠는 공부방송이라고 보기엔 어색할 정도로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다. 민망할 정도로 자극적인 노출 의상을 입은 채 방송을 하는 BJ들이 있는 까닭이다.
이들은 과도하게 신체 일부 부위가 노출된 의상을 입은 채 방송을 진행했다. 시청자에게서 후원을 받으면 다른 옷으로 환복을 하거나 전화 통화, 식사 데이트 등의 보상을 하는 BJ도 있었다.
이런 방송 콘셉트가 최근 유행하자 몇몇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는 "공부와 의상 환복이 대체 무슨 연관이 있냐. 공부하다가 후원 받으면 왜 의상을 바꾸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의도가 눈에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학부모 문씨는 "공부방송이라고 제목을 붙였으면 어린 청소년, 즉 학생들이 쉽게 접근하게 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선정적인 영상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과 다름없다. 과도한 노출과 성 상품화로 조회수를 올리려는 목적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인방송 플랫폼들이 수익성을 의식해 솜방망이 제재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방송에서 음모를 노출한 여성 BJ는 소속 플랫폼으로부터 3일의 방송정지 처분을 받는데 그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인방송의 자유로움을 보장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누구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송출할 수 있는 1인 방송 시대인 만큼 표현의 자유가 조금 더 포괄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다만 인터넷 개인 방송의 경우 방송이 아닌 통신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심의 규제에 보다 자유로울 수밖에 없는 만큼, 조금 더 엄격한 관련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