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이 수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대출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여온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추기 시작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주택자금 실수요자들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는 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p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대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을 감안해 한 달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국민은행은 오는 7일부터 마이너스통장 상품의 한도도 상향 조정한다. KB닥터론·KB로이어론·에이스전문직 무보증대출 등 전문직군 대상 상품 한도는 최대 1억5000만원으로, KB직장인든든신용대출·KB급여이체신용대출·본부승인 집단신용대출 등 일반 직장인 대상 상품의 한도는 1억원으로 높아진다. 이로써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요청 등에 따라 일괄적으로 5000만원까지 낮아졌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약 6개월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됐다.
앞선 지난 1월 NH농협은행도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렸고, 지난 달 25일에는 이를 다시 2억5000만원까지 대폭 상향했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1월 말 하나원큐신용대출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지난해 8월 이전 수준인 1억5000만원으로 되돌렸다.
이처럼 은행권이 대출 조건을 완화한 배경에는 지난해 말부터 줄어들고 있는 가계대출 추이가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가시 가계대출을 적절히 늘릴 필요가 생겼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7522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1월 들어 8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후 2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은행 전체로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각각 2000억원과 4000억원씩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