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강정호에게 마지막 기회 주고파"
미국서 돌아온 해외파, KBO리그서 특급 활약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는 지난 2020년 KBO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기량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선수. 하지만 뛰어난 성적 이면에는 음주 운전 뺑소니라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선수가 바로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자신을 향한 부정적 시선을 의식해 사과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여론은 바뀌지 않았고 팬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KBO리그 복귀는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고 팬들도 점차 강정호를 잊기 시작할 즈음, 다시 한 번 논란의 방아쇠가 당겨졌다. 바로 강정호의 히어로즈 복귀였다.
히어로즈 구단은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의 임의해지(임의탈퇴) 복귀를 요청함과 동시에 선수 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구단은 “강정호에게 야구선수로서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영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서 머물고 있는 강정호는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며 계약이 완료되면 KBO리그 최저 연봉인 3000만원을 받게 된다.
물론 당장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정호는 2년 전 복귀를 추진했을 당시 KBO로부터 유기 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받았다. 이를 다 이행해야 유니폼을 입을 수 있고 복귀 시점은 빨라야 내년 시즌 초다.
그럼에도 히어로즈 구단이 강정호를 품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수준이 다른 실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정호는 KBO리그 시절 902경기에 나와 타율 0.298 139홈런 545타점을 기록, 유격수 포지션에서 독보적 커리어를 쌓으며 ‘평화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선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에는 오히려 기량이 더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피츠버그에서의 2년간 장타력을 인정받았고 주전급 자원이라는 호평 속에 승승장구했다. 만약 음주운전 사고가 없었다면 류현진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투, 타 레전드로 칭송받았을 강정호다.
내년 복귀할 경우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와 실전 감각이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를 극복한다면, 강정호는 KBO리그 폭격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야구를 경험하고 돌아온 선수들이 KBO리그서 최정상 기량을 발휘한 무수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2년 LG 이상훈부터, 구대성, 임창용 등 투수는 물론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황재균 등 타자들도 미국 시절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씻고 폭격기로서 명성을 떨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