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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기습’ 음주운전 강정호 복귀, 막을 수 없나


입력 2022.03.18 18:03 수정 2022.03.20 09:0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키움 히어로즈, 비밀리 강정호와 협상 주도하며 '계약'

강정호 징계 소화 시 KBO도 행정적으로 복귀 막을 수 없어

"기회주고 싶다" 구단 의지 강해 팬들 반발 여론도 반영 어려워

2020년 6월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강정호 기자회견.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기습적으로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5) 계약 소식을 전했다.


키움 구단은 18일 "17일 강정호와 2022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최저 연봉(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18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도 요청했다”고 알렸다.


지난주 고형욱 단장이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강정호와 세 차례 통화하며 영입 의사를 전달했고, 강정호가 동의하면서 계약에 도달했다. 고 단장은 "강정호에게 야구선수로서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영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강정호는 KBO리그 통산 902경기 타율 2할9푼8리(3070타수 916안타) 139홈런 545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MLB)로 건너간 뒤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2015~2019년) 소속으로 4시즌 통산 타율 0.239, 46홈런, 144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가 복귀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MLB)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게 되자 지난 2020년 KBO리그에 복귀 의사를 밝혔다. “세 번의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선수의 복귀는 있을 수 없다”는 반발 여론이 거세게 불자 스스로 복귀를 접었다.


강정호는 지난 2016년 12월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84%로 면허 정지 수준. 당시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에 적발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정호가 계속된 비판 여론에 복귀 의사를 철회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키움 히어로즈가 손을 내밀어 새로운 길이 열렸다. 이미 2022시즌 계약도 맺은 상태다. 퇴출됐던 선수와의 계약 소식도 이날 기습적으로 전달됐다. 여론의 분위기를 살피거나 눈치도 보지 않고 그대로 계약에 합의했다.


이번에는 강정호의 복귀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 키움이 "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KBO가 이를 거부할 수는 없다. 이미 2년 전 복귀를 추진했을 때, 징계가 결정됐기 때문에 1년의 유기실격과 300시간의 봉사활동만 수행한다면 복귀에 행정적으로는 걸림돌이 전혀 없다.


강정호의 징계는 KBO 승인 후 시작된다. 오는 2023시즌에는 그라운드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히고 있는 야구팬들의 여론도 이번에는 강정호의 복귀를 막을 수 없다. 2년 전에는 여론의 반대로 인해 중도에 포기했지만, 이번에는 국내 보류권을 갖고 있던 키움 히어로즈 측 의지가 강하다.


검사 출신의 새 대표이사도 반대하지 않았다. 고 단장은 “대표님께서 반대를 하지는 않으셨다. 어설프게 끝날 것 같으면 시작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여론의 눈치를 볼 것 같았다면 추진 자체를 하지 않았을 고 단장이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2023년이면 강정호가 한국 나이로 37세다. 야구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굳이 야구장에서, 야구선수로서 반성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합리적면서도 냉정한 야구팬들의 의견을 무시한 ‘프로팀’ 키움 히어로즈는 강정호를 택했다. 팬들을 뒤로한 프로팀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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