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내이사 선임으로 지배력 향상 주목
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할 증대
태양광·항공우주 등 신사업서 향후 성과 관건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그룹 내 경영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가 3세인 그는 태양광과 항공우주 등 미래 신성장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 계열사 사내이사로도 잇따라 이름을 올리면서 향후 그룹 지배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한화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서울에서 ‘제 7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동관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 의결했다.
지난 2020년부터 ㈜한화의 전략부문장을 맡아 온 김 사장은 이미 ㈜한화 지분 4.44%(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김승연 회장(22.65%)과 한화에너지㈜(9.70%)에 이어 단일지분으로는 세 번째로 많다.
㈜한화가 그룹의 법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한화솔루션(36.23%)·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한화생명(18.15%)·한화건설·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내이사 선임은 김 사장의 그룹 내 전반적인 지배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앞서 지난 23일 열린 한화솔루션 정기 주총에서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그는 지난 2020년 3월 한화솔루션 사내이사가 된 뒤 그해 10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사 사내이사로도 선임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 주주인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직도 맡고 있는 등 여러 계열사에서 역할을 해왔다.
단순히 직함뿐만 아니라 이미 사업적으로도 김 사장의 역량은 입증되고 있다. 한화의 대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태양광과 항공우주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육성해 왔다.
그가 지난 2010년부터 직접 총괄해 온 태양광은 한화의 확실한 미래 사업으로 자리 잡았고 항공우주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3월 그룹 내 항공우주 사업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로 출범한 ‘스페이스 허브’를 이끌며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김 사장의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미국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REC실리콘의 지분 16.67%(㈜한화 12%·한화솔루션 4.67%)를 추가로 매입해 기존 지분 16.67%를 합쳐 33.3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르면 내년부터 REC실리콘을 통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미국 내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태양광 사업 실적 회복이 예상되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항공우주분야에서도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월 민간 인공위성 제조업체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1090억원에 인수하며 우주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그해 3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자회사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한화 등이 참여해 그룹의 항공우주 사업 총괄 컨트롤타워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킨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켓 엔진 제작, 인공위성 부품 개발 등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발사체 기술과 우주 행성 자원을 활용한 연료 생산 기술도 개발 중이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김 사장이 태양광과 항공우주 등 그룹 내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에서 역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그룹 내 지배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양대 미래 사업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자연스레 경영 승계 작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동관 사장이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한화 사내이사까지 맡게 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은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태양광과 항공우주 분야에서의 성과가 향후 경영 승계의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