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검수완박' 다시 안개정국…민주당 "벌써 여야합의 파기 밑자락 까느냐"


입력 2022.04.25 00:00 수정 2022.04.24 18:1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중재안'으로 막 내리는듯 했으나

보수 진영 일각 반발에 합의 '흔들'

尹당선인측 "국민 우려 듣고 있다"

민주당 "합의 파기 밑자락?" 반발

박병석 국회의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박 의장의 중재안을 기초로 한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으로 일단락된 듯 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이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박병석 중재안'에 비판적인 윤석열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 안팎의 움직임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은 벌써 여야합의를 파기하려는 의도냐고 묻고 나섰다. 실제로 여야합의가 파기되는 수순으로 나아가면 민주당은 '검수완박' 원안 통과를 재시도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 원내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색 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4일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벌써부터 여야합의를 파기하기 위한 밑자락을 깔고 있지 않은지 우려스럽다"며 "윤 당선인은 예정된 검찰정상화 국회입법을 존중하고 국민 기본권 보장, 사법정의를 위한 후속 작업을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병석 의장은 북미 순방을 전격 취소하고 지난 22일 오전 이른바 '검수완박' 관련 최종 중재안을 제시했다. 여야는 같은날 오전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중재안을 이의없이 수락했다. 오후에는 의장실에 모여 합의문 서명식까지 가졌다.


이처럼 일사천리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보수 진영 일각을 중심으로 중재안을 향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여러 차례 사과하는 상황에 몰렸다.


급기야 이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윤석열 당선인은 일련의 과정들을 국민이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다 듣고 잘 지켜보고 있다"며 "취임 이후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윤 당선인측의 우려 표명을 가리켜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지, 검찰을 대표하는 '검통령'이 아니다"며 "윤 당선인이 검찰의 기득권 수호 논리와 같은 맥락으로 헌법을 언급한 것이라면, 이는 헌법의 취지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라고 비난했다.


이준석 "최고위에서 협상안 재검토"
민주, 공청회 요구 '시간끌기'라 판단
합의파기시 원안 재추진 가능성 높아
"검수완박 정국, 이번주에 중대국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오영환 원내대변인 등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메모장을 살펴보며 걸어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선인 측의 우려 표명과 이를 겨냥한 민주당의 반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병석 중재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분위기가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어, 여야합의 파기와 정국 경색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국면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대표로서 항상 원내지도부의 논의를 존중해왔고 소위 '검수완박' 논의가 우리 당의 의원총회를 통과했다고 하지만, 더 이상의 입법 추진은 무리"라며 "내일(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협상안에 대해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경선 경쟁주자였던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악법에 동승하면서 야기된 민심 이반은 지방선거의 대형 악재"라며 "국민의힘이 중재안에 동의한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민심의 기대에 역행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단언했다.


만약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박병석 중재안' 여야합의가 파기되면,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원안으로 재추진할 개연성이 높다.


민주당도 여야합의를 겨냥한 강경파 중심의 내부 반발이 존재한다. 그러나 민주당 출신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이라 반발 기류를 꾹꾹 눌러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합의문 서명식까지 치른 '박병석 중재안'을 파기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원안을 재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을 획득한다. 뿐만 아니라 법사위 안건조정위나 본회의 직권상정, 무제한토론 종결 등에 있어서 박병석 의장을 적극적인 역할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여야합의를 보류하자면서 요구하는 공청회 개최나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의 논의 등은 윤석열 당선인의 취임에 따른 법률안 거부권 획득만을 기다리는 '시간끌기'라 판단된다"며 "합의가 파기되면 민주당도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 '검수완박' 정국이 한 주 동안 중대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