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털고 4개월 만에 공개훈련 통해 복귀
AG 선발전 나가지 못한 아쉬움 삼키며 근력 강화
파리올림픽 꿈꾸는 가운데 신선한 자극 김나영 출현
‘삐약이’ 신유빈(18·대한항공)이 부상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신유빈은 27일 인천 대한항공 탁구단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앞에 두고 공개 훈련을 가졌다. 약 4개월 만의 복귀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이름을 알린 신유빈은 지난해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나선 여자 복식을 통해 첫 메이저 국제대회 금메달을,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올림픽을 마치고 10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소화하는 강행군 속에 부상이 재발했다.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에서 오른손목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검진결과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
신유빈은 “지난해 큰 대회를 많이 치르면서 손목이 안 좋았는데, 세계선수권 당시 수와이 얌미니(홍콩)와 맞대결 중 통증이 심해졌다”며 “귀국 후 검진 결과 골절 진단을 받고 재활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통증 보다 더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탁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중학교 졸업 후 고교진학을 포기하고 실업행을 택한 이후 가장 긴 공백이었다. 취재진 앞에 선 신유빈은 “제일 좋아하던 것을 못 하고 구경만 하니 힘들었다. ‘빨리 시간이 가면 좋겠다’하며 기다렸다”며 탁구에 고팠던 재활 기간을 떠올렸다.
공백기가 답답했지만 신유빈은 운동 강도를 높이며 약점으로 지적됐던 파워를 보완하는 기회로 삼았다. 최대한 손을 쓰지 않으면서 힘을 키웠다. 커다란 공 위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스쾃 무게를 75kg에서 100kg으로 늘리는 등 하체 훈련에 집중했다. 스매싱 훈련을 하듯 빠르게 주어진 동작 과제를 되풀이 하면서 근력을 키웠다.
공개훈련을 마친 신유빈은 “(공개훈련에서)호흡이 잘 맞지 않았지만 천천히 끌어올리면 될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2주 전에야 라켓을 잡은 선수의 스매싱치고는 빠르고 힘이 실려 있었다.
다음 달 3일 미국서 열리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피더 시리즈에서의 좋은 경기내용을 기대하게 한다. 랭킹 포인트는 낮은 대회지만 신유빈은 “그동안 연습했던 것들을 다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며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더 큰 목표와 포부도 밝혔다. 재활로 인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 뛰지 못했던 신유빈은 “처음에 많이 힘들었다. ‘내가 아시안게임에 나갈 수 없게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도쿄올림픽을 치렀는데 ‘올림픽 만큼 재미있는 무대가 없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아시안게임에는 나가지 못하지만 (2024)파리올림픽을 바라보게 됐다. 올림픽에는 꼭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큰 무대를 즐기게 된 신유빈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도 하나 더 생겼다.
무서운 신예 김나영(17·포스코에너지)의 출현이다. 지난주 대표 선발전에서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연파하고 태극마크를 단 김나영은 신유빈과 마찬가지로 중학교 졸업 뒤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했다. 신체조건이나 탁구 센스 모두 한 살 위 신유빈과 닮았다. 신유빈도 아직 이루지 못한 종별선수권 3관왕을 차지한 김나영은 프로리그에서도 팀을 선두로 이끌고 있다.
후배의 선전은 파리올림픽을 꿈꾸고 있는 신유빈에게 썩 괜찮은 자극이 , 미래를 내다보며 정상을 꿈꾸는 한국 탁구에 둘의 경쟁구도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