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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반기 든 KDI “기준금리 미국 동조 할 필요 없다”


입력 2022.05.19 17:15 수정 2022.05.19 17:16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KDI “국내 물가·경기 여건 맞게 독립 결정해야”

이창용 한은 총재 “빅스텝 완전 배제 어려워”

KDI·한은 경제 바라보는 ‘시각’ 달라

KDI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의 정책 대응’ 유튜브 영상 중 일부 ⓒKDI 유튜브 채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데 이어 올해 한국은행에 또 반기를 들었다. 이번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 7월 기준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예고에 한국은행이 동조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KDI와 한국은행의 신경전이 다시 한 번 시작됐다는 평가다.


19일 KDI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6일 KDI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의 정책 대응’ 보고서를 발간하고, 우리나라가 미국에 동조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기보다는 국내 물가·경기 여건에 맞게 독립적으로 결정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즉 일시 금리 역전까지도 용인하겠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지적은 같은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에 정면으로 맞선 발언인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브리핑에서 “미국보다 한국 금리가 낮으면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2000년대 이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로 인해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 실장은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되고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미국처럼 올리게 되면 한국은 상당한 경기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KDI는 최근 물가 오름세를 고려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있으며, 환율 변동과 관련해선 외환시장 개입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자유변동환율제도의 취지에 맞게 환율변동을 용인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에서 경험했듯 국제금융시장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경우 미국 등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DI와 한국은행 두 기관의 신경전은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앙은행인 한은은 물가안정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하기때문에 ‘매파’(통화 긴축 선호)에 가까울 수밖에 없고 반면 KDI는 성장에 무게를 두는 정부를 대변하는 국책연구기관인 만큼 강성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또 한번 벌어진 두 기관의 신경전은 오는 26일 한은에서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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