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의원이 신청한 증인으로 출석
‘제보자 X’로부터 제보 받은 경위 설명
결심공판 오는 7월 진행 예정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MBC가 보도하기 하루 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에게 내용을 알렸다고 증언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 전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의원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황 전 최고위원은 MBC가 이 전 기자 사건을 보도하기 직전인 2020년 3월 말 이른바 '제보자X' 지모 씨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변호인으로부터 소개받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사건 관련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중요한 제보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자리에 나갔고, 변호사(이 전 대표의 변호인)로부터 지씨를 소개받았다"며 "이동재 기자가 계속 편지를 보내고 집에도 찾아갔는데, 그 내용이 이상하고 검찰과 언론이 한통속이 돼 일을 꾸미는 것 같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자가 유시민 씨에 대해 구체적인 제보를 해달라는 취지로 압박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접근했고, 통화를 녹음했으며 만나는 장면을 MBC 기자가 촬영했다고 들었다"며 "이 일의 뒤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현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검사장이 있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황 전 최고위원은 또 같은 달 30일 서울 한 호텔에서 당시 비례대표 후보였던 최 전 의원 등 열린민주당 관계자들을 만나 지씨로부터 들은 내용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의 변호인이 유 이사장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렸는지 묻자, 황 전 최고위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황 전 최고위원은 "그날 밤 열린민주당 관계자들과 회의하다가 누군가 '당사자에게 연락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고, 일행 가운데 한 명이 유시민 씨에게 연락해 (유 이사장이) 늦은 시각에 지방에서 올라와 설명을 들었다"고 부연했다.
변호인이 "(이야기를 접한) 유시민 씨의 반응이 어땠나"라고 묻자, 황 전 최고위원은 "굉장히 황당해하고 분노를 표시했다"고 답했다.
이는 MBC가 이 전 기자 사건을 보도하기 하루 전이다. MBC는 당시 이 사건의 배후에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검사장이 있다며 "만약 현직 검사장이 녹취록과 같은 통화를 했다면 검찰과 언론의 부적절한 유착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기사에 언급된 검사장은 한동훈 현 법무부 장관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은 이 사건으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받았으나 증거가 나오지 않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이 전 기자는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일각에서는 MBC가 사전에 지씨와 공감하고 이 전 기자를 함정 취재한 '권언유착' 사건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 의원은 2020년 4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넸다고 해라',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유시민이) 이사장을 맡은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 한다'고 말했다"는 글을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글의 내용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최 의원을 기소했지만, 최 의원은 실제 제보받은 내용에 근거한 것으로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황 전 최고위원에 대한 증인 신문을 끝으로 증거조사를 모두 마무리하고 오는 7월 19일 결심 공판을 열어 변론을 모두 마무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