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삼성서초사옥서 열린 2기 삼성준법위원회 간담회 참석
"최고 글로벌 기업 경영진이 재판 때문에 경영할 수 없다? 결국 국민이 피해 보는 것"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 위원장이 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국민 뜻에 따라야 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신속한 사면 결정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오후 열리는 2기 삼성준법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삼성서초사옥을 찾은 이찬희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건 경제건 국민 뜻에 따라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한다"고 우회적으로 정부를 향해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촉구했다.
이찬희 위원장은 "지금 코로나 이후 경제가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가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들의 생활이 나아지기를 모두가 바라는데 최고 글로벌 기업 경영진이 재판 때문에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는 것은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의견이 '준법위의 입장이라고 봐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위원장은 "그렇다고 봐도 된다"며 "위원장으로서 개인 인터뷰이긴 하지만 준법위원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부분이니 전체적으로 의견이 다를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계속 그런 부분을 저희도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아마 위원님들도 전체적으로 저와 같은 의견일 것"이라며 "제 의견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부회장과의 독대와 관련해서는 "3월에 만났는데, 재판도 있고 아직 코로나 해소 상황이 아니라서, (상황이) 정리되면 만날 준비는 서로 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준법위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사와 협약을 맺고 준법 관련 안건을 다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지배 구조와 관련해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보고서라든지 아니면 삼성 내부에서의 (지배구조 관련)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반적으로 경영진과 한번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이라며 "1기 준법위 성과에서 나아갈 방향이나 어떤 식으로 상호협조하며 삼성을 제대로 세울 수 있는지, 준법 경영 의지를 가질 것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출범한 2기 삼성 준법위원은 7명 중 3명이 신규 선임됐다. 삼성 관계사 역시 한종희 부회장을 포함해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삼성 준법위에 처음 참석한다. 경영진이 최근 상당수 바뀐 만큼 이날은 상견례 성격이 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국민 여론 역시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4월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 임기 중 특별사면에 대한 찬반 의견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사면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68.8%,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23.5%로 집계돼 이 부회장에 대해서만 사면 여론이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