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즈, 3경기 연속 퀄리티타스타+ 호투에도 패전투수
8차례 퀄리티스타트에도 1승 그쳤던 수아레즈 가까스로 2승 수확
올 시즌 호투하고 있는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와 앨버트 수아레즈(삼성 라이온즈)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한판이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200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4로 졌다. 이틀 연속 역전패다. 올 시즌 삼성과의 5차례 홈경기에서 모두 진 롯데는 시즌 30패(24승2무)째를 당하며 8위에 머물렀다.
1회말 선두 타자 안치홍이 삼성 선발 앨버트 수아레즈를 공략해 안타로 출루한 뒤 전준우-이대호-DJ 피터스의 연속 안타가 터져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되는 무사만루 찬스에서 기세를 타는 듯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추재현이 삼구삼진으로 물러났고, 이호연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전준우가 홈에서 아웃됐다. 2사 후 박승욱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후 롯데 타선은 수아레즈 공략에 실패, 6회까지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반면 삼성은 4회초 구자욱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든 뒤 5회초 연속 이해승 중전 적시타와 피렐라-구자욱의 연속 볼넷 등을 묶어 3점을 더하며 달아났다.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피렐라의 포구 실책 속에 1점을 만회했지만 스코어를 뒤집지 못했다.
타격의 도움을 받지 못한 반즈는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고도 승리투수는 고사하고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6연승 후 4연패.
지난달 중순까지 9경기 무패행진 등 절정의 투구로 다승-평균자책점 등 각종 개인 부문에서도 1~2위를 달렸던 반즈는 롯데의 날개 없는 추락과 함께 레이스에서 탄력을 잃고 새로운 ‘불운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답답한 타격에 속이 타는 반즈도 수아레즈가 겪은 고통의 기간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날 가까스로 시즌 2승째를 챙긴 수아레즈는 기나긴 불운의 터널을 거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수아레즈는 11경기에서 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평균자책점 2.64)하는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고도 1승4패에 그쳤다.
불운의 연속이었다.
일례로 반즈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지난달 8일, 수아레즈는 사직에서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실점 호투한 뒤 2-1 앞선 8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2-1 앞선 9회말 오승환이 김민수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해 승리를 놓친 아픔이 있다. 직전 등판이었던 고척 키움전에서도 6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승리요건을 갖췄지만 결국 놓쳤다.
2승을 따내긴 했지만 이날도 불안했다. 9회말 믿었던 오승환이 흔들리고, 피렐라의 어이없는 실책이 나와 위태롭게 되면서 ‘불운의 아이콘’ 수아레스의 불운일지가 떠올랐다. 9회말 2-4로 쫓긴 가운데 2사 2,3루 동점 위기까지 몰렸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초조하게 지켜보던 수아레즈도 종료와 함께 활짝 웃었고,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도 수아레즈의 승리를 격하게 축하했다.
불운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는 수아레즈와 달리 팀의 추락과 함께 더 깊은 터널로 들어가고 있는 반즈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