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김종민 "국힘, 황교안 대표 때 태극기 부대와 함께하다 심판"
재선 의원 모임 "배타적 팬덤에 대한 반대 입장 공동으로 천명"
친명 김남국 "후원금 내고 선거 도와줄 땐 소통할 사람이라더니"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범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개딸'을 극우 강성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에 빗대며 거리를 둬야한다고 하자, 친명(친이재명)계에선 '개딸'을 "대선 패배 후 민주당에 새 힘을 불어넣은 지지자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문계 김종민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황교안 대표 때 태극기 부대와 함께하다가 결국은 엄청난 심판을 받지 않았나"라며 "국민의힘이 잘한 게 별로 없는데, 태극기 부대·강성 유튜버들의 목소리들과 딱 선을 긋는 것을 잘해서 사실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딸'이든 '정딸'이든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언어폭력·좌표 찍기·색깔론 등 이런 배제와 타도의 행동과는 싸워서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들이 민주당을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이 대거 포진된 재선 의원들도 전날(16일) 국회에서 비공개 모임을 갖고 강성 지지자들의 '팬덤 정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병원 의원은 비공개 모임 직후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언어폭력·욕설·좌표 찍기·문자 폭탄·색깔론 등을 배타적 팬덤으로 구별하고, 이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공동으로 천명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당 디지털 윤리 강령을 제정할 것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요청하고, 당 대표 후보자들의 배타적 팬덤에 대한 입장 천명과 과감한 결별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자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이후 민주당에 새롭게 입당한 2030 지지자인 '개딸'과 오랜 시간 우리 당을 지켜온 민주당원들이 어떻게 갑자기 국회에 난입해 폭력까지 행사했던 극우 '태극기 부대'가 될 수 있는가"라며 "완전히 잘못된 비교"라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20여만 명이 당원으로 가입해 민주당에 새 힘을 불어넣으려 한 것도 우리 지지자들이었다"며 "후원금 내고 선거 운동 도와줄 때는 필요하니까 '민주당 당원'이고 소통할 사람이라고 하고, 나를 지지하지 않고 비판한다고 갑자기 '태극기 부대'로 둔갑시켜 결별의 대상으로 만든 게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정당도 국민과 당원 없이 존재할 수는 없다"며 "만약 강성 지지층이 정말 문제라면 정치인이 그들에게 승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