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어컨 등 계절 가전 호조 덕분에 전체 역대급 매출 올렸지만...
VD·가전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 66% 감소
SDC는 대형·중소형 실적 개선 예상, 하반기 기대↑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이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가 하락했다. 당초 월드컵 등의 글로벌 특수가 예약된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떠오르는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분간 지속적인 수요 둔화가 점쳐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8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생활가전에서 비스포크 글로벌 확산과 에어컨 성수기 진입으로 지난 분기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지만 전반적 소비 위축 등으로 모바일과 가전 등 부문의 수익성이 약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TV 시장 수요는 계절적인 비수기 진입 속 펜트업 수요 기저 효과와 최근 지속되는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며 "이같은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전분기 대비 매출 감소, 또 그에 따른 경쟁심화로 인한 비용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VD·가전은 올해 2분기 영업익 3600억원, 매출은 14조8300억원을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감소 및 10.7% 증가한 수치다.
하반기도 전망은 어둡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부진 상황에 따른 IT세트 수요 둔화로 TV 중심의 판매 실적이 낮아졌던 상반기와 비슷하게 하반기 역시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성수기 판매 확대 기회가 있지만 여러 거시경제 변수가 상존해 당분간은 이러한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2분기 TV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20% 중반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3분기 판매량을 한자릿수 후반대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 NEO QLED·라이프스타일 전략 등 고부가가치를 내재한 프리미엄 라인 확대로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98인치 판매 본격 확대하며 9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을 주도하고 마이크로LED의 경우 기존 110인치 외 89인치 등 신규 사이즈를 도입해 프리미엄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시장을 주시하며 주요 유통망과의 전략적 협업 등으로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고 수익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사이니지 수요도 적극 공략하고 마이크로LED 같은 혁신 제품으로 업계 리더 위상을 굳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SDC)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스마트폰 비수기에도 2분기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익을 달성하며 경쟁사 대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대형 패널은 퀀텀닷(QD) 초기 비용과 액정표시장치(LCD) 판가 하락을 감당하지 못하고 둔화된 실적을 보였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대형 패널에서는 LCD 생산 종료에 따른 QD디스플레이 수요 증가를 기대중이다. 특히 QD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모니터 세트 업체들의 신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도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적정 수요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QD 디스플레이 초기 발생 비용으로 적자가 지속됐지만, 수율이 빠르게 향상됨과 동시에 다수 세트 브랜드에서 QD제품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하반기 이후부터 본격 판매 확대와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전제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풀라인업을 구축해 IT OLED, QD OLED 등 기술개발과 고객만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했다. 또 "B2B 채널 강화, 원가 절감 개선 등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LCD가 대부분인 디스플레이 시장이 점차 OLED로 전환됨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여러 디바이스에서 OLED 장점을 극대화해 시장에 홍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메타버스 등의 신사업 준비를 위해 디스플레이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미래성장 잠재력이 크고 큰 성능의 디스플레이 요구되는 메타버스,AR과 VR로 대변되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이 체계적으로 개발될 수 있게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다"며 "동시에 디바이스 뿐만 아니라 조명과 전동커튼 같은 외부 기기까지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활용 경험을 고객 전반으로 확장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