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결자해지' 발언엔 "생각할 여유 없어
태풍으로 중학생 아들 잃은 어머니 보면서
어떠한 말로도 위로할 수 없다는 것 느꼈다
포항 자원봉사자 보며 연대와 희망 함께 느껴"
윤석열 대통령은 8일 더불어민주당이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겨냥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별 입장이 없다"며 "지금은 제 문제를 가지고 신경을 쓸 그럴 상황이 아니다. 나중에 적절하게 (할 것)"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허위 경력 취업, 뇌물성 협찬 등의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특검법을 발의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과의 갈등을 윤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직접 풀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다른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며 "오로지 제 머릿속에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가 입은 재난에 대해 어떻게 국민들을 살필 것인지, 그것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상북도 포항시와 경주시를 찾았던 윤 대통령은 "중학생 아들을 잃은 어머니와 부모님을 잃은 자녀들, 늦은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고 홀어머니를 극진하게 모시고 살아온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보며 그 어떠한 말로도 위로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윤 대통령은 "그렇지만 전국에서 온 수천명의 자원봉사자와 여러 단체가 수해를 입은 하천의 범람으로 흙더미가 된 마을을 복구하는 모습을 보며 어떤 연대와 희망이라는 것을 함께 느꼈다"라며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를 어려움과 위기에서 극복하게 만든 저력이 아니었다 생각된다"고 말했다.
오는 9일부터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데 대해 윤 대통령은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추석이 시작된다"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모처럼 거리두기 없는 명절을 맞아 국민 여러분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우리 주변의 많은 어려운 분들에 대해 국민들께서도 '이웃이 가족이다'라는 마음으로 따뜻한 정을 나누는 그런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정부 재정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긴축이라는 것은 꼭 써야 할 때 쓰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번에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기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을 위해 구조조정과 긴축으로 마련된 재원을 넉넉하게 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