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OSPI 전일 대비 2.14%↓…20 하회
기관, ‘KODEX 레버리지’ 956억 순매수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장기적으로는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공포지수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지수 상승에 베팅 중이다. 증권업계는 저점 공략을 두고 투자 주체 간 심리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 기준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일 대비 0.40p(2.14%) 내린 18.33 기록하고 있다. 추석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19.17) 보다 떨어졌고 지난해 평균 수치(19.57)에도 미달하는 기록이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가격을 이용,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코스피200 지수의 미래변동성을 측정한 지수다. 통상 시황변동의 위험을 감지하는 투자지표로 활용된다.
실제로 지난 6월23일 원·달러 환율이 12년11개월여 만에 장중 1300원을 돌파하자 당시 VKOSPI는 25.92까지 치솟았다. 이보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발 초기인 지난 3월 초에도 28.95까지 오른 바 있다.
연휴 중이었던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 CPI 발표가 있었음에도 VKOSPI나 되레 내려갔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지수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가 들썩이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은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코스피200 상승에 두 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레버리지’는 연휴 이후 단 두거래일 동안 7371억원이나 거래됐다. 기관은 956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00억원어치나 사들였다.
다만 개인은 외국인, 기관과 달리 비관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개인은 이 종목을 1030억원이나 순매도 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곱버스(곱하기+인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909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 상품을 각각 306억원, 630억원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참여자들 간 시각 차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고점 통과(피크 아웃) 해석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 강화 전망이 교차하고 있어 투심이 한쪽 방향으로 쏠리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은 연준과 시장 간 갭이 존재한다”며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안도감과 공포감 사이에서 지표에 민감한 높은 변동성 장세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저점 매수를 위한 심리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전망은 최근 매매동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9638억원 순매도 했는데 개인은 삼성전자를 1조953억원 사들이며 매물을 소화했다. 반대로 개인이 3022억원이나 팔아 치운 LG에너지솔루션을 외국인은 1871억원이나 순매수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흐름을 가늠하는 것이 다소 복잡해졌다”며 “심리적 변화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매크로 이벤트에 따른 증시 충격은 오는 20일~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를 소화한 이후에는 상당기간 현재 수준의 긴축 스탠스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 들어 지금까지와 달리 앞으로는 통화정책이 증시 추세를 결정짓는 변수의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후에는 기업 실적으로 관심이 다시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