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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외화부채 '눈덩이'…치솟는 환율에 '초긴장'


입력 2022.09.19 10:28 수정 2022.09.20 00:0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4대 금융그룹 올해만 40조↑

실적 악재 우려 '일파만파'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를 앞둔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3.30원 상승한 1397.00원으로 표시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외화로 떠안고 있는 부채가 올해 들어서만 4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화 유동성이 악화된 가운데 계속되는 금융 불안으로 자금을 확보해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런 와중 환율이 치솟고 있다는 점으로, 눈덩이처럼 커진 외화부채가 금융사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이 보유한 외화부채는 총 2633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2.8%(298억 달러) 늘었다. 조사 대상 시점 환율로 환산해 보면 38조6923억원에 달하는 증가폭이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우선 하나금융의 외화부채가 736억 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11.0% 늘었다. 신한금융 역시 718억 달러로, KB금융은 627억 달러로 각각 13.6%와 12.8%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외화부채도 552억 달러로 14.0% 늘었다.


4대 금융그룹 외화부채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금융권의 외화채권이 전반적으로 몸집을 불린 배경에는 우선 코로나19 여파가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악영향이 지속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금융사의 자금 조달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결국 국내 시장만으로 이를 모두 소화할 수 없게 되자,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오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자금 공급이 불안정해진 환경도 금융권의 외화 조달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강화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코로나19 연착륙 과정에서의 혼란 등이 겹치면서다.


날이 갈수록 발행이 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도 금융권의 외화부채 확장을 부추기고 있는 요소다. ESG 경영이 주요 해외 선진국으로부터 시작된 문화인 탓에 관련 채권도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이 용이한 측면이 있어서다.


걱정스러운 대목은 환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를 넘보며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399원을 찍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1일(1422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환율 급등은 금융사 손익에 회계 상 악재로 여겨진다. 가장 대표적인 항목이 외화환산손익이다. 이는 보유한 외화채권 채무를 원화로 환산해 평가할 때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보여준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사의 외화채권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외화환산손실이 커질 수 있다. 외화 부채와 자산 사이의 갭이 커지면서 그 만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 외화환산이익은 개선되는 효과를 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의 예상대로 원·달러 환율이 연내 1400원 선까지 올라서면 올해 금융사 실적에 새로운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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