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 드날리 출시 앞두고 소비자 관심 고조
픽업시장 전체 파이 늘면 기존 모델들도 수혜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에 들여오는 프리미엄 픽업·SUV 전문 브랜드 GMC가 픽업 시장 확대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출시가 임박한 GMC의 초대형 픽업트럭 시에라 드날리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픽업트럭으로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일 한국GM에 따르면 시에라 드날리는 올 연말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측은 드날리 출시를 앞두고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도심 및 고속도로에서 대중에 차량을 노출시키는 사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진행하는 ‘GMC 시에라 온 더 로드(GMC SIERRA on the road)’는 대형 트레일러에 차량을 전시하고 서울 시내와 수도권 일대의 국도와 고속도로를 달리는 이동형 전시회 형태로 진행된다.
국내에 존재하지 않던 차급인 초대형 픽업 시에라 드날리는 지난해 11월 한국GM이 GMC 브랜드 도입을 선언하면서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6m에 육박하는 전장(5885mm)과 2m를 훌쩍 넘는 전폭(2063mm)은 도로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보여줄 뿐 아니라 화물 적재능력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거대한 덩치에 걸맞은 6.2ℓ 대용량 자연흡기 V8 가솔린 엔진에서 뽑아내는 420마력의 높은 출력도 매력적이다.
크고, 강하고, 터프한 아웃도어용 차량을 고대해온 캠퍼들의 로망을 충족시킬 만한 차종이라는 점이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끈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장 내 새로운 차종의 등장은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게 마련이지만 드날리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픽업트럭 붐을 이끌어 전체적으로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기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가격별로 다양하게 나뉘어 있다. 2000~3000만원대의 국산 픽업트럭인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를 시작으로, 4000만원대의 쉐보레 콜로라도, 5000만원대의 포드 레인저, 그리고 레인저의 오프로드 버전인 포드 레인저 랩터가 6000만원대로 최상위에 포진해 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마치 단일 브랜드가 소비자들이 경제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여러 라인업을 갖춘 것처럼, 여러 브랜드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시에라 드날리가 출시되면 국내 픽업시장의 최상위에 위치하게 된다. 아직 국내 출시가격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미국 판매가격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8000~9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생태계 교란종이라기보다는 라인업 다양화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모델이다.
특히 토종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를 생산하는 쌍용차는 시에라 드날리 출시를 계기로 자사 모델 판매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이 렉스턴 스포츠의 3배에 달하는 드날리가 판매간섭을 일으킬 리는 만무하고 오히려 렉스턴 스포츠의 ‘가성비’를 부각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5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렉스턴 스포츠는 데크 용량이나 견인능력 등에서는 수입 픽업트럭에 비해 다소 부족하지만, 국내 소비자 취향에 특화된 편의사양에서는 강점을 갖는다. 국내 최고 수준의 커넥티드카 시스템 인포콘(INFOCONN), 16종의 최첨단 주행안전 보조시스템(ADAS) 등이 대표적이다.
또, 기본형에 비해 데크 용량을 키운 ‘스포츠 칸’ 모델을 운영하고 있고, 서스펜션 방식도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5링크 서스펜션 모델(최대 적재중량 500kg)과 화물 적재에 초점을 맞춘 파워 리프 서스펜션 모델(최대 적재중량 700kg)로 나눠, 용도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 세그먼트 차종이 아닐 경우 신규 플레이어 진입으로 다양성이 확대되는 게 전체 파이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붐을 일으켜 준다면 구매 가격이나 유지비 측면에서 접근성이 좋은 모델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