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英 '더 선' 게재 만화와 유사
정점식 "표현 자유 아닌 표절 문제"
논점 흐르자 김건희 끌어들이기도
김남국 "표절 따진다면 金 얘기해야"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검사들이 등장하는 만화가 부천국제문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것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경고'를 해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야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로 맞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절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차' 만화를 보여주며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법원행정처장의 의견은 어떠냐"고 질의했다. 김상환 처장은 "그림만 봤을 때는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라며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표절 의혹 때문에 논란"이라며 "외국 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베낀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의 '더 선'이 지난 2019년 6월 게재한 만평을 보면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가 조기 총선을 향해 질주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탄을 넣고 있다. 이번에 금상을 수상한 고등학생의 만화 작품과는 좌우만 반전됐을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 영국 총리를 비판한 정책 카툰을 보면 만화제 금상을 받았다는 고등학생 작품은 한눈에 봐도 표절이 아니냐"며 "본질적인 것은 학생이 표절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도 "만화제 공모개요에 보면 '창작작품에 한함'이라고 표시돼 있다"며 "표절의 문제인 것이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뜻밖의 표절 문제로 논점이 흘러가자, 민주당 의원들은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끌어들이며 맞섰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표절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표절을 따진다고 하면 대학의 학문의 자유와 도덕적 권위를 실추시킨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얘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도 "고등학생에 대해 엄격한 표절의 잣대를 들이대느냐"며 "권력자의 부인에 대해서는 너그럽다 못해 한없이 관용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