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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시장도 ‘양극화’…가성비·프리미엄 투트랙 전략


입력 2022.10.25 07:15 수정 2022.10.25 07:1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경제 상황 반영…수요도 크게 둘로 나뉘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음주 문화에 ‘지각변동’

저렴하거나 고가이거나…“관련 신제품 봇물”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서 한 시민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소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제품을 선호 현상과 더불어,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소비 양극화는 주류업계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집콕족 증가에 따른 홈술 시장이 메인으로 부상하면서 대용량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고,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는 등 음주 문화에 지각변동이 일면서다.


주류업계 최근 대표전략 ‘가성비’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굳게 닫힌 것에 따른다. 주류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난 탓도 크다.


실제로 주류업계는 2L급 대용량 페트(PET) 맥주를 잇따라 선보였다. 기존 1.6L 제품보다 한 잔 이상 많으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계절적인 요인은 물론, 연말 홈파티 등으로 인한 대용량 제품의 비중이 높아질 것을 대비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홈술이 메인 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집콕족을 겨냥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업체들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발포주와 무알콜 맥주 등 신제품은 물론 기존 제품 라인업 증대에 역량을 집중,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와인 시장에도 가성비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비싸고 고급진 술이라는 인식이 높았으나 코로나 이후 대중적인 술로 자리잡으면서 부담없는 가격대 와인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대형 유통 채널 역시 주요 판매처로 부상하면서 인기를 견인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초저가 와인은 유통 채널이 주도한다. 이들은 최근 1만원도 안되는 초저가 와인을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현재 와인은 주류 시장내에서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매장을 반드시 방문해야만 하는 상품으로 집객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편의점 업계는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관련 상품들의 라인업을 넓히기 시작했다. 통상 12월은 크리스마스, 송연회 등 특별한 날에 소중한 사람들과 삼삼오오 모여 와인을 즐기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매출 신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와인 전체 매출에서 1만원 이하 가성비 와인이 30%를 차지할 만큼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초저가·데일리 와인 상품이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진로 1924 헤리티지 제품 이미지ⓒ하이트진로
◇ 불황 속 고가 제품 불티…프리미엄 수요도 덩달아 ‘성장’


반면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다소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한정판 프리미엄 소주를 찾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미코노미(자기 만족을 위한 소비나 지출 등의 경제 활동)’족이 늘어난것 뿐 아니라 플렉스 문화가 번지면서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하이트진로가 지난 8월 출시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진로1924 헤리티지’는 초기 물량 1만5000병이 한 달 만에 완판됐다. 병 당 10만원 대 가격임에도 소비가 이어졌다. 하이트진로는 물량 소진까지 4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 달 만에 모두 팔렸다.


프리미엄 소주의 원조 격인 원소주의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2월 원소주 론칭 후 원소주, 원소주 스피릿, 원소주 클래식을 합쳐 총 172만 5000병이 판매됐다. 매출은 1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원소주 클래식 리니지W 에디션’ 역시 판매 첫날 1400병이 1분 만에 완판됐다.


저렴한 서민술의 이미지가 강했던 막걸리의 경우에도 프리미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막걸리는 다양성 보다는 보편화 된 맛의 대중성있는 막걸리가 대부분이었으나, 지역 기반과 옛 것을 재해석한 다양한 막걸리를 볼 수 있는 트렌드로 변해가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간 국내 막걸리 시장은 서울탁주, 지평주조, 국순당 등 대형 막걸리 브랜드에서 생산하는 제품들과 지역을 대표하는 막걸리 제품들이 낮은 가격대 제품들로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백술도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가 대표적이다. 14도의 백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일반 막걸리(약 5~6도)보다 두 배 이상 높은데다 1병에 990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주류 문화에 변화가 일면서, 각 주종마다 쌓아오던 포트폴리오 방식 또한 전환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이색적 음주 문화를 지향하는 MZ세대들 덕에 개성있는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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