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2021년 2월 김만배에 거액 요구…김만배 "현찰 1억, 수표 4억 총 5억 줬다"
김만배, 2021년 1월, 유동규에 현금 건넨 혐의 기소…불법 대선자금 전달 의혹은 '모르쇠’
유동규, 남욱·정영학 협박 돈 요구…"돈 벌었으면 형 용돈도 줘야지, 내가 판 깨면 니들 모두 끝이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현재 나온 것(배당된 돈)을 어떻게 좀 해 달라"며 지난해 2월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시기가 유 전 본부장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구속)에게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자금 마련 요구를 받았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유 전 본부장이 김 씨를 통해서도 자금을 마련했을 수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2월 초 김 씨에게 거액을 요구한 단서를 포착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2월 1일 정 회계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정 회계사에게 "뭘 좀 상의하려고 한다"며 "동규 말이야. 이제 현재 나온 것(배당된 돈)을 어떻게 좀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 전 직무대리가) 엄청나게 대든다"며 "어제도 현찰 1억, 수표 4억으로 총 5억 원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현찰로 주겠다. 수표로 (주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실소유한 법인에) 투자를 자꾸 해 달래"라며 "(유 전 직무대리에게) 대선 전 투자해 놨다가 저 돈이 이동했다는 걸 알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너 이거 걸리면 네 명 다 죽어'라고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해 1월 31일 경기 수원시 자택 인근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총 5억 원(1000만 원권 수표 40장‧현금 1억 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불법 대선자금 마련을 위해 김 씨에게 돈을 요구했을 가능성을 들여다 보고 있다. 김 씨는 이 같은 불법 대선자금 전달 의혹에 대해선 "나와는 상관없고 전혀 알지 못한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6월에도 남 변호사를 협박하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남 변호사를 만나 “내가 판 깨면 니들 모두 끝”이라며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 같은 발언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해 검찰에 낸 자술서에 나타난다. 정 변호사는 "2020년 6월 중순경 어느 날 저녁에 유 전 본부장의 집 근처인 수원시 술집에서 남 변호사와 셋이 만났다"며 "유 전 직무대리가 '돈 벌었으면 형 용돈도 주고 그래야지. 막말로 나는 니들한테 아직 돈 받은 게 없고 내가 판 깨면 니들 모두 끝이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20년에도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수천만 원의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일당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한 이유가 정 실장이나 김 부원장에게 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 등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전달받은 돈의 흐름을 쫓기 위해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