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분기 기업경영분석
국내 기업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경기가 둔화로 수출이 부진하면서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이 모두 악화됐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3907곳의 매출액증가률은 올해 3분기 17.5%로 전분기 대비 3.0%포인트(p) 감소했다. 매출액증가률은 기업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다.
한은은 "높은 제품 가격으로 인하여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전분기보다는 증가율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18.2%로 같은 기간 2.0%p 축소됐다. 금속제품업(9.0%), 기계․전기전자업(7.2%)의 영향이 컸다. 비제조업은 18.2%로 운수업(25.8%), 건설업(10.1%) 등을 중심으로 증가율이 4.0%p 감소했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성적표가 더 안좋았다. 대기업은 19.0%로 4.0%p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11.0%로 같은 기간 0.8%p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대기업을 제외한 매출액증가율은 19.5%로 0.5%p 줄었다. 이들을 제외하면 매출액증가율의 감소폭이 줄어드는데, 상위 대기업의 성장성 지표가 더 나빴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 동기 대비 2.7%p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5.4%로 같은 기간 4.2%p 하락했다. 금속제품업(4.5%), 기계․전기전자업(8.7%)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비제조업(4.0%)은 전기·가스업(-16.6%)의 영향으로 1.1%p떨어졌다.
수익성 지표도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나빴다. 대기업은 4.7%로 3.6%p 크게 하락했으나 중소기업 5.4%로 0.4%p 소폭 상승했다.
기업의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92.6%로 전분기 대비 1.4%p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도 25.2%로 같은 기간 0.7%p 올랐다. 외부차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대기업의 부채비율 (87.9%→89.9%)은 상승했으나 중소기업(108.3%→106.0%)은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도 대기업은 대기업(23.1%→24.2%)은 상승했으나 중소기업(31.2%→30.3%)은 하락했다.
한은은 대기업 실적이 악화된 배경으로 수출 부진을 꼽았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 부진해졌는데 대기업들이 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경우 운송장비업에서 매출액이 전체적으로 확대되면서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숙박·음식업 매출이 작년 마이너스에서 올해 플러스로 돌아선 영향도 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