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올 3분기 흑자전환…물류 네트워크 강화 큰 힘
SSG닷컴도 새벽배송 지역 축소…G마켓과의 시너지도 극대화
롯데온 역시 버티컬 서비스·오픈마켓 강화로 수익 방어 적극
이커머스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성장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 특히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위기상황이 더해지는 가운데 수익성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선두경쟁 또한 가열되고 있다. 또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해 나가는가 하면 최고경영자(CEO), 임원 등 경영진 쇄신으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나선 곳도 있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별 현주소와 앞으로 변화할 방향을 세 차례에 걸쳐 집중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이커머스 기업들은 그동안 몸집을 키우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한 출혈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대내외 변수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자금 시장도 경색되면서 수익성 강화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쿠팡은 올 3분기 영업이익 7742만달러(약 1037억원)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쿠팡이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쿠팡의 적자 탈출 비결로는 꾸준히 강화해온 물류 네트워크 경쟁력이 꼽힌다. 쿠팡은 2010년 창립 이후 전국 30여개 지역 물류 인프라에 6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독자적 엔드투엔드(end-to-end) 풀필먼트 및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물류 인프라를 계속 확장 중이다. 올 3분기까지 22만평 규모의 물류망을 추가했으며, 2024년까지 광주, 대전 등 지역에 물류센터를 신규 준공하고 배송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수익성 개선은 자동화를 포함해 기술,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프로세스 혁신에 투자해온 결과”라며 “지역별로 고객 수요의 변화를 잘 예측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 3분기에만 프레쉬 재고 손실을 전년 동기 대비 50% 줄였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직고용했던 배송인력 ‘쿠팡친구(쿠팡맨)’의 소속을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CLS)로 옮겨 물류 전문성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배달플랫폼 쿠팡이츠, 핀테크 쿠팡페이, 해외사업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며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 의장은 "아직 사업 초기 단계지만 쿠팡이 매출을 낼 수 있는 전체 시장규모(TAM)를 확대하고 새로운 부문 및 시장에서 혁신을 펼칠 잠재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SSG닷컴, 중소형 PP센터를 대형 PP센터로 통합…물류 효율 개선
SSG닷컴도 새벽배송 지역을 축소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SSG닷컴은 물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충청권(대전, 청주, 천안, 세종 등) 새벽배송을 내년부터 중단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결정했다.
수도권 고객은 현행과 동일하게 새벽배송을 이용하면 되고, 충청권역을 포함해 수도권 이외 지역 고객은 전국 100여개 이마트 PP센터를 통해 주간배송 서비스 ‘쓱배송’을 이용하면 된다.
또 중소형 온라인 주문 당일 배송(PP) 센터 18개점을 자동화 수준이 높은 대형 PP센터로 통합했다. 주문량을 고려해 대형 PP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G마켓과의 시너지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SSG닷컴은 쓱배송과 새벽배송이 적용되는 G마켓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스마일프레시’를 도입했다. 여기에다 유료멤버십 로열티를 제고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적립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향후 지역거점물류센터(RDC)를 오픈해 G마켓과의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온, 뷰티·명품·패션 등 고마진 상품 전문성 강화
롯데온 역시 외형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
지난 4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물류 수요가 적은 지방점포를 중심으로 배송차량을 감차한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버티컬 서비스에도 힘을 주고 있다. 버티컬 서비스는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온은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 패션 전문관 ‘온앤더스타일’을 운영하며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실제로 온앤더뷰티 론칭 이후 롯데온의 뷰티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고, 온앤더럭셔리 오픈을 통해 명품 매출도 70% 증가세다.
오픈마켓(3P) 육성 전략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판매수수료를 통해 수익성을 꾀할 수 있다. 올 3분기 오픈마켓 매출은 1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억원 증가했다.
▲<[이커머스는 지금②] 컬리·11번가, IPO 한파 뚫을까…옥석가리기 돌입>에서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