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도피 생활하다 태국 골프장서 검거…"불법체류 아니다" 반발
정식 재판기일 잡히면 국내 송환까지 시일 더 소요…불법체류 인정해도 약 한 달
검찰, 도피 생활 도운 계열사 임직원 6명 구속영장…태국서 김성태 생일파티도 열어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태국에서 검거 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현지에서 불법체류 소송을 앞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이 재판에서 불법체류 사실을 부인할 경우 절차가 늘어지며 국내 송환까지 걸리게 되는 기간은 더 걸릴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태국에서 불법체류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을 받는다.
김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후 태국으로 거처를 옮겨 도피 생활을 하다가 8개월 만에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은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과 태국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을 방문했다가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붙잡혔다.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은 모두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무효화 조치가 적용됐기 때문에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불법체류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이날 열리는 공판절차에서 김 전 회장이 불법체류를 부인할 경우 추후 정식 재판기일이 잡힌다. 이렇게 되면 김 전 회장의 국내 송환까지는 시일이 더 걸리게 된다.
김 전 회장이 불법체류를 인정한다면 서류 등 절차를 거쳐 국내 송환까지 약 한 달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쌍방울 직원 2명을 비서처럼 데리고 생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거의 매일같이 골프를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김 전 회장보다 앞서 미국으로 출국한 뒤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최근 태국으로 이동했다가 현지에서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울러 김 전 회장 등의 해외 도피를 돕거나 각종 비리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계열사 임직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광림 계열사 임원 A씨 등 2명은 지난해 7월 29일 태국의 한 가라오케에서 김 전 회장의 생일파티를 열어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는 김 전 회장이 도피 중이던 때다.
당시 생일파티에는 쌍방울 계열사 임직원 등 6명이 한국에서 ▲들기름 ▲참기름 ▲과일 ▲생선 ▲전복 ▲김치 등을 담은 냉동 스티로폼 박스 12개를 들고 출국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1인당 양주 2병씩을 가져가 대접하고, 하면 유명 가수도 대동해 성대한 생일파티를 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