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가파른 상승세
저가 매수 매력 부상에 업황 바닥론 동력
4Q 실적 발표시 감산 발표 여부 주목
반도체 업황 바닥론이 부상하면서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본격적으로 뛰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탓에 지난해 급락으로 하락장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오름세로 상승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들의 실적 발표시 메모리반도체 감산 여부가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면서 이를 주시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나고 다시 개장한 25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1600원(2.59%) 상승한 6만3400원에 마감했다.
올해를 5만5300원에 시작했는데 6만원을 훌쩍 넘어 이제는 6만원 중반대 도약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하락분(-11.09%·6만2200원→5만5300원)은 이미 만회한 상태다.
SK하이닉스도 단숨에 9만원선 탈환에 성공했다. 25일 하루에만 4.34%(3800원) 오르며 9만14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주가가 7만5000원에서 시작한 만큼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상승률이 21.73%에 달한다.
양사 주식은 외국인이 쓸어 담고 있는데 16거래일간 각각 1조9317억원(삼성전자)과 5969억원(SK하이닉스) 순매수했다. 양사는 외국인 순매수 상위 1·2위 종목으로 3위인 신한지주(2156억원)과의 차이도 크다.
지난달 순매도 1·2위 종목(삼성전자 7489억원·SK하이닉스 5430억원)이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양사의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는 저가 매수 매력 증대와 반도체 업황 바닥론 부상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수요 감소,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반도체 업황은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동안 주가가 이러한 전망을 반영해 하락한 만큼 저가 매수에 대한 매력이 이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업황이 바닥을 찍고 있는 만큼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이른바 ‘바닥론’이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도 지난 23일(현지시간) 올해 반도체 업황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데이터센터·개인용컴퓨터(PC)·핸드셋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전망이 이전보다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반도체 제조업체 AMD, 퀄컴, 시게이트테크놀로지, 스카이워크스 솔루션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설 연휴 개장한 미국 증시에서도 반도체 관련 주들과 지수는 강세를 보였다. 바클레이즈의 보고서가 발표된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AMD(9.2%), 엔비디아(7.6%), 퀄컴(8.13%) 등은 급등했고 최근 3거래일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7.5%나 상승했다.
이제 증권가의 시선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오는 31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내달 1일 SK하이닉스와 AMD, 3일 애플과 퀄컴, 인피니언 등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4분기 확정 실적 발표가 줄을 이을 예정이다.
이들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반도체 감산 동참 발표 여부가 주된 관심사다. 통상적으로 반도체기업들이 설비투자(CAPEX)를 줄이면 전방산업에서의 재고가 감소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회복 사이클을 보이는데 감산 발표가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트(완제품) 수요 눈높이가 낮아진 가운데 업계 재고는 정상화 추세로 부품 업계도 섹터별로 차이는 있으나 적극적인 감산과 설비투자(CAPEX) 조정이 반영되면 수급이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감산 동참 발표 여부가 주된 관심사로 감산 동참시 메모리 업황 턴어라운드(전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