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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美 비자를 신청한 까닭은


입력 2023.01.31 16:41 수정 2023.01.31 17:13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보우소나루, 6개월짜리 방문비자 신청

임기 끝나기 전 美 플로리다 올랜도로 도피

당시 공무수행용 A-1 비자 추정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일 브라질리아의 관저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브라질 대선 결과 불복 폭동의 배후로 의심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6개월짜리 방문 비자를 신청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AG 이미그레이션 그룹은 성명에서 30일(현지시간) "우리는 고객(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패한 뒤 임기가 끝나기 전 '야반도주하듯' 급하게 미 플로리다 올랜도로 떠났다.


담당 변호사 펠리페 알렉상드르는 "전 대통령은 잠시 머리를 비우며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전에 휴식을 취하면서 몇 달 동안 미국에서 관광을 즐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비자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지만 국가원수와 고위 관리에게 발급하는 공무수행용 A-1 비자를 사용했다고 추정된다. AP는 관련 비자가 전직 대통령에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임기 종료 30일 안에 미국을 떠나거나 체류 조건 조정이 필요한 상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P는 정치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언젠가 야당을 이끌기 위해 돌아올 목적을 갖고 있는 그가 단기적으로 극우 지지자들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자국 내에서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비자 연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8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정부청사 등에 난입하면서 폭동 사태를 일으켰다. 현 정부는 해당 폭동 난입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배후로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브라질 대법원도 정부청사 등을 습격한 폭동을 부추긴 혐의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를 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역시 그가 대선 과정에서 사법부 부당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취지의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에 공유하는 등 반민주적 행위를 부추기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두고 수사 대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브라질 당국의 법적 처벌과 검찰 출석을 피하기 위해 체류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상원의원인 그의 아들은 지난 주말 취재진에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언제 돌아올지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CNN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1월 말까지 귀국할 예정이며 출국을 앞당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다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미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41명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브라질의 폭력 시위에 대한 브라질 법원의 수사에 협조하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미국 비자를 전면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 대변인은 비자 기록은 미국 법에 따라 기밀이며 개별 비자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 국무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미국 비자 상태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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